어느 벤처 사업가의 사업 이야기
마케팅과 교육, 컨설팅 사업을 하며 다양한 사업가들을 많이 만난다. 어떤 사업가들은 깊이 있는 철학과 사고로 영감을 주기도 하며 또 다른 어떤 사업가들은 '이렇게 사업을 해도 되나?'라는 걱정이 들게끔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러한 우려들은 현실이 된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려가 되는 사업가들 중 얼마 전 만났던 "사업은 돈과 뚝심이면 성공할 수 있다."의 함정에 빠져있던 사업가에 대한 것이다.
"버티면 성공할 수 있다."
정말일까?
사업을 하다 보면 흔히 듣는 이야기이며 많은 사업가들이 이런 말을 한다. 얼마 전 만난 프랜차이즈 사업가도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는 10개의 매장을 갖고 있었으며 매장 및 본사 운영 비용으로 매월 4천만 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템에 대단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템이 미래의 트렌드를 끌 수 있다 확신했다. 론칭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적자를 보고 있는 이유는 아직 아이템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대규모의 돈으로 홍보만 잘 된다면 이 아이템은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다.
"뚝심의 철학은 적자폭만 키웠다."
그리고 시작한 마케팅. 마케팅은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다. 브랜드의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어났으며 온라인에서 업체에 대해 회자되는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 사업가가 원하는 만큼의 도달률이 나왔으며 실제 고객이 될 수 있는 많은 타깃들이 광고를 봤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했던 것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무리한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사업가는 당황했다. 그 사업가는 돈을 적게 써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큰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최소 몇억은 더 써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얘기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많은 돈을 썼지만 그 사업은 현재에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왜 이 사업은 사업가의 철학처럼 많은 돈을 쓰며 뚝심으로 버티는데도 잘 되지 않는 것일까? 이 사업가는 비즈니스의 기본을 놓치고 있었다.
사업의 기본.
성공을 위해 알아야 할 두 가지 요소
재구매와 자발적 확산
사업을 하며 될 수 있는 사업과 되지 않는 사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되는 사업을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기준은 "'재구매'와 '자발적 확산' 이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업은 아무리 마케팅에 비용을 써도 반짝 효과만이 있을 뿐 바로 고객들이 다 빠져나간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의 타깃은 아직 서비스를 경험하지 않은 신규 고객만을 타깃으로 한정되게 되며 마케팅을 하면 할수록 신규로 유입할 수 있는 고객의 범위는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비즈니스는 결국 제살을 깎아먹는 구조의 비즈니스가 되고 시간이 갈수록 계속 하향세를 겪게 된다.
반면 작은 규모로 시작을 했다 하더라도 '재구매'와 '자발적 확산'이 이루어지는 사업은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이들은 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는다. 재구매가 안 되는 타 기업에서는 '1인 고객수익' 이 한 번의 결제금액밖에 안되지만 우리 사업이 평균 6회 이상의 재구매가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마케팅 효율이 타 기업보다 6배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앞서 말한 사업가의 지점별 지표를 보며 나는 그 아이템이 재구매와 지발적 확산이 없는 아이템이라는 것을 발견했고 그렇기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린 것이다.
기본을 무시하고
성공하는 사업은 없다.
기본을 무시한 채 사업을 하는 사례는 이 외에도 무수히 많다. 작년에 만난 창업가는 재사용률과 체류시간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다운 수만 늘리려고 하고 있었으며 전에 있던 IT 기업에서는 재구매율이 3%도 안 되는 상황에서 신규 고객 유치에만 혈안이 되어있었다. 물론 두 회사 모두 망했다. 최근에는 고객 재방문율이 검증도 되지 않은 서비스가 론칭과 동시에 TV CF를 찍은 후 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모습들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사업을 하는 곳들 중에서도 단기적으로는 성장을 하는 기업들도 있다. 엄청난 영업력을 통해 고객 이탈 속도보다 고객 유치 속도를 더 높인다거나 막대한 자본을 통한 마케팅으로 이탈되는 고객의 속도보다 신규 유입 고객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식의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재구매와 확산이 없을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의 풀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고객 유치 난이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 내 고객 중에서는 재구매와 자발적 확산이 없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통해 단숨에 업계 1위까지 올라갔던 업체도 있다. 안타깝게도 그 업체는 일 년도 안돼 매출이 급감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돈도 거의 벌지 못하고 현재는 빚만 남아있다.
뚝심보다 중요한 것은 분석과 개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아까 문제가 있다던 그 사업가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려면 그는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에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재구매율을 올리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에 투자를 했어야 했다. 그리고 매월 단위로 고객 재방문율을 파악하고 이 수치를 올리는 데 총력을 다해야 했다. 만약 그 사장이 자신의 주장을 어필하는데 시간을 쏟기보다 자신의 서비스를 분석하는 갓에 다 많은 시간을 쏟았다면 사업은 지금보다 반드시 더 나아졌을 것이다.
사업은 끊임없는 판단의 과정이다.
사업은 끊임없는 판단의 연속이다. 그리고 경영자가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해 낼 경우 성장과 성공이라는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경영자가 현명한 판단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기본'을 알아야 한다. 고객을 만족시켜 다시금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주변에 좋은 이야기를 전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