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당' 캠퍼스의 낭만과 충격 사이: 칭다오 대학교에서의 저녁시간
여자 홀로 세계 여행 14년째 중, 9화
지금 되돌아봐도 중국 칭다오에서의 교환학생 1년은 내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을 4시간씩 하고 오후 시간은 오롯이 나의 시간.
오후에는 오롯이 오전에 공부했던 것들을 복습하고, 저녁에는 운동을 가고 친구들이랑 놀러다녔다.
칭따오 대학교는 중국 산동성에서 알아주는 상위권 대학교 중 하나다.
나는 당시에 산동대학교 vs 청도대학교를 고민하다가 청도대학교를 선택했는데 칭따오대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서 즐거운 교환학생 시절이 될 것 같아서였다.
칭다오 대학교는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학교 자체가 워낙 넓다 보니 저녁마다 산책하거나 러닝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다.
선선한 밤공기를 마시며 걷다가 벤치에 앉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은 당시 나의 일상 루틴이었다.
그 평화로운 산책길에서 나는 예상치 못한 '문화 충격'과 마주하곤 했다.
어느 날 저녁, 평소처럼 분수대 광장 원형 벤치에 앉아 쉬고 있을 때였다. 내 눈에 들어온 건 삼삼오오 모여 있는 중국인 학생 커플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애정행각 수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잠깐, 여기 분명 야외 맞지?'
웬걸?
분수대 원형에 둘러쌓인 벤치에 앉아 있는데 나 말고 중국인 학생 커플들이 보였었다.
이런 애정행각을 여기서 한다고? 여기는 분명 밖인데?
순간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중국인 학생들은 개의치 않았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커플들은 자기네들끼리 너무 바빠서 주변 따위는 신경쓰지도 않더라. 분명 여기는 야외다. 하지만 내가 봤던 것들은 야외에서 할 수 없는 애정행각이었다.
가장 압도적이었던건 친구와 길을 걷다 목격한 장면이다. 한 커플이 벤치에서 열정적으로 애정행각을 벌이다 중심을 잃고 뒤로 홀랑 자빠진 것이다.
분명 아파서 "악!" 소리가 날 법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고 일어나더니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하던 일을(?) 묵묵히 계속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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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넘치는 기세와 피끓는 청춘의 대범함(?)에 나와 친구는 배를 잡고 한참을 웃었다.
대륙의 스케일은 사랑의 농도마저 남다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