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동창 김창일이

이상李箱 시인을 빼다 박은 김창일이

by 정건우

국민학교 동창 김창일이 / 정건우

열세 살 하면 저절로 김창일이,

모찌방이 이상李箱 시인을 빼다 박은 김창일이,

군에 간 큰고모네 작은형보다

이름 모를 소녀를 더 기깔나게 부르던 김창일이,

허벌나게 웃긴 노가리를 까면서 얼굴이 슬펐던 김창일이,

빤질빤질하게 공부는 잘했던 김창일이,

담임선생이 말씀하셨지

너흰 모르지만 난 안다고

울 학교에서 청소를 제일 잘할 거라던 김창일이,

“너 우리 십팔기를 몰라?”라는 중국말이

"디 와디 쑤우 빠게 뿌디 도우마?"라고 하던 김창일이,

세 달 후에도 “디 와디 쑤우 빠게 뿌디 도우마?”를 고대로 말하던 김창일이,

코딱지를 이쁘게 파던 김창일이,

웃기는 얘기 같이 듣고 십 오초 후에 실실 웃던 김창일이,

돌아서는 옆모습이 쓸쓸했던 김창일이,

기타 치다가 순경이 된 김창일이,

교통순경 되고도 자기는 빠꾸도 못한다는 김창일이,

공공의 적 강철중이 같은 김창일이,

작년엔 경사, 올해는 경장이라는 김창일이,

희한한 인물 김창일이,

기괴한 사내 김창일이,

누구에게나 다 있으면서

아무에게도 속해 있지 않은 김창일,

그 이름이 나는 때로 아프고 아스라해서

데낄라 첫 잔을 젤 먼저 건네고 싶은

내 친구 김창일이.

작가의 이전글이제 그만 일어나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