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

말하는 게 힘드니 쓰는 것도 괴로운 것

by 정건우

말言 / 정건우


중지 끝을 지그시 누지르면 괜찮대요

요즘 별나게 목이 잠겨 컥컥 대는 내 꼴이 사납던지

목구멍과 손가락이 통한다며

휴대폰 들여다보던 아내가 한소리 한다

눌러보니 눈물 날 만큼 아프다

아하, 그러니까 입때껏 나는 뭘 끄적거린답시고

목구멍을 두들겨 댔다는 얘기다

그랬구나, 말하는 게 이렇게도 힘들었으니

쓰는 것도 덩달아 괴로웠던 것

모니터에 호치키스 찍듯이 박던 문자들

세상 처음인 듯 날뛰며 내놓고 까닭도 없이 버렸던 말들

수없이 지우고, 옮기고, 바꾸고, 덮어씌웠던

상처 입은 진실이 헐어 문드러진 채

내 목에 옹이처럼 불거져 있었구나

찐득한 진물을 밀어 올려

목구멍을 틀어막으려 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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