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끝까지 읽기
#3, 천상과 지상의 하모니
이 장은 과학사(인류 역사)에 중대한 전환을 일으킨, 행성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한 케플러와 뉴턴에 대한 이야기다.
천문학과 점성술이 딱히 구별되지 않았던 시대에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2세기)에서 일하던 대학자,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내려온 점성술 전통을 체계화한 프톨레마이오스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우주를 있는 그대로 볼 줄 모르고 여러 행성이 인간의 삶을 지배한다고 믿었던 고대 사람들에게 행성 운동의 모형을 개발하여 하늘의 신호를 해독하고자 한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생각(지구 중심 우주관)은 그 시대의 과학이었다. 이 과학은 중세 암흑시대에 교회의 지지를 받았고 그로부터 1000년 동안 천문학의 진보를 가로막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1543년 폴란드의 가톨릭 성직자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을 내놓았지만 저술이 금서가 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코스모스를 보는 두 가지 관점, 지구 중심설과 태양 중심설의 대결은 16세기 말과 17세기 초에 살았던 마지막 과학적 점성술사이자 최초의 천체물리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 의해 절정에 이른다.
결국 그는 세상의 근본을 건드리는 혁신적인 내용이 담긴 행성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을 밝혀낸다.
요하네스 케플러가 자신의 일생을 바쳐 추구한 목표는, 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천상 세계의 조화를 밝히는 것이었다. 케플러의 이런 성과 배경에는 망원경이 발명되기 35년 전부터 우주의 정확하고 질서 정연한 움직임을 측정하는데 모든 것을 바친 신성로마제국 황실 수학자 튀코 브라헤의 관측 자료가 있었다. 튀코 브라헤는 당대 최고 관측의 귀재였다면 케플러는 제일의 이론가였다 한다. 서로 경쟁자 관계에 있었지만 브라헤는 숨을 거두기 전 자신의 관측자료를 케플러에게 물려준다고 유언했다.
"내 삶을 헛되지 않게 하소서" 독백하며.
케플러가 대중에게 과학을 설명하고 널리 전파하고자 최초의 공상 과학 소설 격인 <꿈>이라는 책을 썼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큰 성공을 거두진 않았지만 과학자들의 대중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는 증거로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최초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해야 하나.
뉴턴은 또 케플러의 법칙을 이용해 ‘만유인력 법칙’을 밝힌다.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남에게 빼앗길까 늘 전전긍긍했고 동료 과학자들에게 무서울 정도로 경쟁적이었다 한다. 그러나 자연의 장대함과 복잡 미묘함 앞에서는 순수하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어떤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나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더 매끈하게 닦인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 주우며 놀지만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한 미지로 내 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케플러와 뉴턴은 인류 역사에 점성술로 세상을 이해했던 시대에서 우주를 있는 그대로 보는 과학시대로의 전환을 이룩한 인물이다. 단순한 수학 법칙이 자연 전체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지상에서 적용되는 법칙이 천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며 인간의 사고방식과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이 서로 공명함을 밝혔다. 케플러는 새들에게 노래함이 기쁨이듯 인간이 하늘의 비밀을 헤아리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건 인간 정신의 새로운 양분이라 했다. 자연현상은 다채롭기 이루 말할 수 없고 하늘은 숨겨진 보물로 가득하다고.
과연 지상과 천상의 조화다. 결국 물질 기원을 통한 관계, 지극히 심오한 연줄인 인간과 코스모스의 관계 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