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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24. 2016

안데스의 설산과 호수

비행기의창문 쪽자리를 선택하는 나이

예전에는 비행기를 탈 때 혹시라도 좌석 선택권이 내게 있다면 나는 항상 복도 쪽을 선택했다. 특히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화장실 이용이나 복도에서의 가벼운 몸풀기를 위해 복도 쪽 자리를 선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언젠가는 보잉 747의 창문 쪽 좌석에 갇히면서 약간의 폐소공포증 같은 것이 느껴진 적도 있다. 창문 쪽 좌석은 호기심 많은 어린이를 위한 좌석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인가 비행기를 타게 될 경우 복도 쪽 자리가 아닌 창문 쪽 자리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나이 들어 다시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되는 걸까?

지난 가을 딸과 함께 네팔 여행을 갈 때 깔려 있는 구름 위로 솟아올라있는 안나푸르나의 연봉들을 비행기 창문을 통하여 보았을 때 가슴이 저림을 느꼈다. 그 이후 제주도 출장 귀국길에 김포공항 주변의 광경을 창문으로 보고 많이 놀랐다.  내가 알고 있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그 이후 가능하면 창문 쪽 자리를 선택한다. Bird's eye view를 즐기기 위해... 이번 여행에서도 남미의 비행구간에서는 창문 쪽 자리를 차지했다. 안데스의 설산과 호수 등을 즐기기 위해...

나이 들면서 선호하던 것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가치 판단의 기준이 변하는 것이다. 심지어 비행기 창문 자리를 선호할 줄이야... 고집 피우거나 우기지 말자. 별로 중요할 것도 없고 나 자신이 변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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