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Tinghir 에 온 이유는 Georges Todhra 란 협곡을 보기위한 것이다. 미국 서부의 그랜드캐년에 비할바는 못되고 유타주의 흔한 캐년의 축소판이다. 다르다면 미국은 록키산맥 동쪽지형이고 이곳은 아틀라스산맥의 동쪽지형이다.
Auberge 의 Mourad 가 협곡투어를 가이드 해준단다. 모라드 역시 무슬림 Berbere 족이다. Tinghir 의 숙소를 출발하여 강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개천을 따라 10km 이상을 걸었다. 강 주변에는 키가 큰 야자나무들이 무성하고 밭에서는 알빨파, 민트 등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소위 밭이랑을 따라 걷다 신발 벗고 개울도 건너고 주변에 버려진 마을들을 둘러보며 네시간 이상을 걸어 협곡에 도착했다. 협곡 주변에는 아주 Antic 한 캠핑카들이 몇 대 있고 협곡의 암벽을 타는 유럽인들도 보였다.
아마 차를 타고 왔다면 그냥 10분 정도 둘러보면 끝이었을 것을...
키도 크고 잘생긴 모라드는 이제 막 33살이 되었고 우리가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남동생과 둘이서 운영하고 있다. 이 게스트하우스는 아버지 것이란다. 바로 옆에 건물 골조와 벽만 완성된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모라드가 17년째 짓고 있단다. 돈이 좀 모일 때마다 조금씩 완성해가고 있단다. 17년이란 기간에 놀랐다. 그런 인내와 끈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무슬림은 아내를 넷이나 둘 수 있다던데 왜 결혼하지 않냐고 물으니까 게스트하우스를 같이 운영하기 위해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여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 곳 Tinghir 에 없단다. 아내를 찾는거냐? 게스트하우스 종업원을 찾는거냐? 하고 내 친구가 짖궂게 물었다.
모로코의 역사, Berbere 족의 생활, 모라드의 가정사 등 궁금한 것은 다 물었다. 지금 63세인 아버지는 홀란드 여자를 두번째 아내로 얻어 지금은 스위스에 살고 있단다. 그래서 모라드도 스위스 가봤는데 너무 비싸더란다. 독일어 세달 배우고 루체른 쮜리히 등을 구경하고 왔단다. 모라드 네 아버지 아주 능력있는 남자다 했더니 동의의 웃음을 짓는다.
이런 현지 가이드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긴장할 필요도 없으며 택시를 타면서 흥정할 일도 없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나의 호기심도 만족시켜준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인생의 가이드이다. 가이드 노릇 더하고 싶은데 딸은 결혼했고 아들도 이제는 독립한 것 같다. 내게 묻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묻는다. 집엔 언제 오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