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브런치 저자는 자기가 써놓은 글들을 하루에 몇명이 읽고 어떤 검색어를 통하여 자신의 브런치에 들어오는지를 알 수 있다. 내 글을 찾아 들어오는 검색어 1위는 어의없게도 '터키탕' 이다. 하루에도 서너명이 많으면 일곱이상도... 사람들이 터키탕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나 24시간 찜질방, 호텔사우나, 해수탕, 워터파크 등이 있고 동이나 읍마다 동네목욕탕이 있다. 이렇게 목욕하기 쉬운 나라도 드물다. 긴 여행을 하다보면 사우나나 열탕에 몸을 담그고 싶다. 특히 1월의 Morocco 처럼 은근히 종일 떨다보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더니 로마가 현재의 인류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공학적으로도 아치와 돔의 구조를 완성하고 많은 건축물과 토목 구조물에 적용한 나라가 로마다. 로마는 역사적으로도 가장 크고 오래 유지된 제국이다. 그만큼 많은 유산과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 목욕문화 역시 대표적인 로마의 문화이다.
터키를 비롯한 이슬람지역에 퍼져 있는 Hammam 은 Turkish bath 와 동의어이고 로마의 목욕문화에 이슬람의 종교적 의식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이슬람은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하기 전에 신체를 정갈하게 한다. 간단하게는 얼굴, 손, 발만을 씻지만 때로는 온 몸을 완전히 씻는다. 큰 모스크가 부속시설로 Hammam 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마의 목욕문화는 제국의 영토가 확장되면서 주변나라들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Turkish bath, Russian banya, 심지어 Finnish sauna 에도... 로마의 목욕문화는 뜨거운 온천탕에 함께 들어가는 것이 당연했으나 Hammam, Banya, Sauna 는 탕이 없다. 다른 사람과 같은 물에 몸을 담그지 않는다. 특히 이슬람은 같은 남자라도 자신의 성기를 절대 보이지 않는다. 몸을 덥히고 증기나 열로 땀을 내고 호수에 들어가거나 시원한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형태가 가장 고전적이다.
종교와 문화에 따라 각 나라마다 독특한 형태의 목욕문화를 만들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Finnish Sauna 안에서 맥주를 마신 적이 있다. Russian Banya 에서는 자작나무 가지로 피부를 두드린다. 한번은 사우나안에서 나를 눕혀 놓고 러시아 친구가 양손에 자작나무 가지를 들고 내 온 몸을 한 10분간 두들겨준 적이 있다. 마치 우리 전통 방망이질 하듯이... 뜨거운 열기속에 나는 어찌할바 모를 오르가즘을 느꼈다. 내가 경험한 스위스나 독일의 사우나는 전부 벗어야 하고 남녀공용이었다. 캄챠카의 노천온천탕은 두세명이 들어갈만한 작은 탕에서 몸을 데우고 바로 옆 호수에 몸을 던졌다.
Morocco 는 이슬람 왕국이다. 그러나 다른 이슬람국가에 비해서는 느슨한 편이다. Fes 에서 Hotel & Spa 를 찾아 Hammam & Massage 를 경험했다. Marrakech 는 관광객이 많았지만 이곳 Fes 는 완전 비수기다. 호텔 건물 구석에 마련된 2인용 Hammam 에서 친구와 둘이 계속 넘치는 뜨거운 물로 몸을 덥혔다. 몸이 달아 올라 때가 나올만 하자 흰가운을 입은 Berber 여인(팔뚝이 내 친구 허벅지만한)이 들어와 때수건으로 얼굴까지 박박 때를 밀어주고 비누칠까지 해준다. 물론 우리는 수영복 차림이다. 그 다음에는 두터운 까운을 걸치고 Massage 실로 이동한다. 유명한 아르간오일을 온몸에 바르면서 눌러준다. 아까 그 여인이... Massage 가 시원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지만 추위에 떨던 피부가 아주 뽀송뽀송해졌다. 45분 Hammam 에 25유로, 45분 Massage 에 25유로 였다. 그 호텔 둘이서 하루에 25유로를 주고 잤는데...
Morocco 의 이런 Hammam & Massage service 는 전통적인 목욕문화가 아니고 일부 관광지의 호텔들이 만들어낸 service 라고 한다. 특히 유럽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땀을 내고 때를 밀리고 아르간오일을 바르니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