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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n 18. 2017

Unni 한테 들은 노르웨이

Intercultural study 전공한 아줌마의 수다.

산유국인 노르웨이의 높은 물가 때문에 에어비앤비로 공항에서 가까운 민박을 예약했다. 암스테르담까지 10시간 넘는 비행, 환승을 위한 5시간의 대기후에 좌석이 네줄짜리인 작은 비행기로 순식간(정확히 한시간 10분)에 드디어 노르웨이 크리스티앙샌드 공항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면세점을 들러 술을 비롯하여 이것저것 산다. 나도 맥주 12캔과 포도주 두병을 샀다.

피곤했지만 마음이 뿌듯해졌다.

렌터카에 온갖 짐을 넣고 에어비앤비 호스트 Unni의 집을 어렵지 않게 찾았다. 벨을 누르자 푸근해 보이는 작은 노르웨이 아줌마가 나타났다. 작은 강아지와 함께...

Unni 는 지금 55세이고 20년 전에 남편을 집에서 내쫓고 혼자 산단다. 아주 좋단다. 35살의 결혼한 딸이 10분 거리에 살고 있고 아들은 몇시간 떨어진 오슬로에서 일하고 있단다.

베란다 전망이 좋은 이 아파트에서 30년 동안 살았단다. 집안 구석구석에 추억이 깃든 많은 물건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강아지 치와와와 침대에서 같이 잔다. 지난달에 학사 학위과정을 끝냈단다. 전공은 intercultural study...

난민센터 같은 곳의 일자리를 찾고 있단다. 공부하는 2년동안 학비는 전부 무료고 심지어 정부은행에서 생활비에 보태라고 매달 꼬박꼬박 8000 크로네 (약 108만원)를 빌려줬단다. 직장을 구하면 이 돈을 갚아야 한단다. 그래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직장을 알선해 준단다.

노르웨이 경찰이나 군인들은 58세에 퇴역하고 연금을 받는다. 정부 공무원은 62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Unni 같은 보통사람들은 67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앞으로도 12년을 더 일해야 연금이 나온다.

노르웨이에서는 하루에 7시간만 일하면 된단다. 휴가도 많아서 힘들지 않단다. 그래서 Unni 도 아직 일하고 싶단다. 에어비앤비를 시작한 첫째 이유는 손주들 용돈주고 싶고, 두번째 이유는 외국인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싶어서란다. Intercultural study 하기 위해...

그래서 둘이 한참 수다를 떨었다.

우리처럼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고 국가의료보험이 된단다. 의사를 만날 때마다 300 크로네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일년에 2000 크로네 이상을 지불하지 않는다. 아무리 의사를 많이 만나도...

노르웨이가 이렇게 잘살게 된 것은 북해유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석유관련 회사 사람들이 월급을 많이 받는단다.

방이 네개이고 전망 좋은 베란다를 가진 큰 아파트에서 Unni 와 둘이 잤다. 딴방에서...

내 코고는 소리 들었냐고 물었더니, 약간 들렸지만 자기는 잘잤단다. 혹시 윗집 사람한테 연락없었냐고 물었더니 괜찮을꺼란다. 윗집에도 아줌마 혼자 사는데 내가 잔 방 바로 위에서 자지 않는단다.

노르웨이도 노령화가 문제란다. 90세 넘는 사람들이 Unni 주변에도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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