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야 긴장하지 않는다.
노르웨이 여행의 출발점 크리스티앙샌드를 떠나고 있다. 이제부터 끔찍하게 긴 비행의 시작이다. 오슬로와 같은 큰 도시의 복잡함이 싫어 선택한 크리스티앙샌드에서 입국후 두밤, 출국전 하루를 묵었다. 열흘만에 다시 돌아온 크리스티앙샌드가 무척 반갑다. 이런 반가움이 어디서 오나 생각했다.
바로 익숙함이다.
계속 익숙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지내다 보니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리스티앙샌드는 두번째 방문이 된다. 도시의 다운타운이 어느쪽이고 공항은 어디에 있고 심지어 골프장과 숙소 사이에 주유소와 식료품점이 있다는 것도 기억이 난다. 익숙함이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긴장할 이유가 없다. 긴장이 없어야 친근감이나 행복감을 느낄수 있다.
이번에도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오전 11:35 비행기 출발을 위해 새벽부터 서두르고 싶지 않다. 지난번 두밤이나 잤던 Unni 의 집에 가고 싶다.
이런 마음도 익숙함을 쫓는 본능이다.
그런데 Airbnb 에 Unni 의 집이 안나온다. 할수없이 아침식사가 포함된 호텔을 예약했는데, 와보니 여름방학기간동안 가족호텔로 운영하는 대학기숙사였다. 깨끗하고 튼튼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꼭 필요한 것만 있다. 노르웨이답게...
여행을 떠날 때 기대에 부풀지만 다시 집에 간다니 그 마음 이상으로 흐믓하다. 초밥과 짜장면이 땡기고 소주와 삼겹살이 그립다.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첫 경유지인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의 하늘 traffic 이 붐벼서 비행기 자리에 앉은 채로 20분을 기다리란다. 내 연결편은 시간이 충분할까?
괜한 걱정이다. KLM 이 알아서 다해줄텐데...
놓치면 암스테르담에서 재워주겠지...
집에 돌아 간다니 너무 좋다.
이럴줄 알면서 왜 그렇게 집을 떠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