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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l 01. 2017

노르웨이에서 에어비앤비 사용기

공유경제시대에 reputation 이 중요하다.


Airbnb 를 난생 처음 사용했다. 노르웨이에서...
 
부킹닷컴으로 적당한(?)가격의 호텔을 찾아 다니는 것이 내 여행 스타일이었는데, 노르웨이는 호텔값이 너무 비싸다. 내게 적당한 가격의 호텔이 없다.

Airbnb 는 여유있는 자신의 집이나 방을 돈을 받고 남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특별한 절차나 방법이 필요 없다. Airbnb 는 호텔에서는 맛볼수 없는 새로운 경험도 제공한다. 보통 집주인인 호스트와 같은 거실, 화장실, 부엌을 사용하게 됨으로 실제 노르웨이 사람들의 속살을 엿볼수 있다. 그리고 호스트와 대화할 수 있어 이번처럼 혼자 여행하는 경우, 심심하지 않았다.

Tonsberg 의 Airbnb 호스트 Helen 은 43살의 여인이다. 5년 전에 104년 된 집을 샀다. 이 집의 겨우 세번째 오너란다. 이전주인은 이집에서 태어나고 이집에서 돌아 가셨단다. 물론 집에서 죽었다는 것은 아니고... 침대방이 세개인 아담한 이층집이다. 30살인 네팔인 청년이 3년째 이집의 한방에 세들어 살고 있다. Social worker 라는 이 청년은 노르웨이에서 공부하고 있단다. 앞으로도 2년은 더 있어야 한단다.

집주인 Helen 의 아버지는 노르웨이인이고 어머니는 영국인이란다. 지금은 둘이 이혼하고 각자 자신의 고향에 산단다. 자신의 고향은 서쪽 해안의 Stavanger 이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여기 오슬로 인근 Tonsberg 에 집을 사서 정착했단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을 돌아 다니며 10년 일했단다.

100년이 넘은 집이지만 잘 정돈되어 있었다. 넓은 화장실을 보고 놀랐다. 설치된 세면대, 욕조, 변기 등의 시설이 특급호텔의 것 보다 좋아 보였다. 크고 하얗고 광택이 난다. 부엌의 싱크대도...

"What do you do for living?"

무엇으로 먹고 사냐고 물으니, 장애아를 돕는 일을 좀 하고, 방 하나 세놓고, Airbnb 하면서 산단다.

Airbnb 에는 집전체가 나와 있기도 하고 방 하나, 심지어 호스텔처럼 큰 방의 침대만 올라 있기도 한다. 나는 개인실을 찾았다. 방이 많지 않은 조용한 집을 찾았다. 리스트를 검색할 때 호스트가 올린 자신의 집에 대한 설명과 이미 이용한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어떤 집인지 감이 온다. 리스트 상단의 집들은 바로 예약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호스트도 게스트를 선택하여 받을 수 있다. 나 자신을 간단히 소개해야 하고, 내 신분증(여권)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찍어 올려야 한다. 심지어 내가 숙박했던 민박집 호스트가 내가 떠난 후 나에 대해 작성한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호스트가 나의 신청을 승낙하고 정확한 주소와 전화번호를 보내준다. Airbnb 플랫폼에는 대충의 위치만 나와있지 정확한 주소가 없다. 그리고 호스트의 전화번호도 없다. 사고나 불미스런 일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리라...
 
Kristiansand, Molde, Tronheim, Tonsberg 등의 도시에서 4 명의 호스트를 만났고 총 일곱밤을 지냈다. 나에 대한 호스트들의 리뷰를 보면 'Queit and respectful', 'Funny and really interesting to talk to' ,'He clean up after himself' 등 칭찬일색이다. Airbnb 에서 나의 reputation 을 잘 쌓아가야 한다. 숙박을 신청했는데 호스트한테 거절 당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호스트와 다양한 집의 구조 등으로 인하여 가끔 애매모호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번 노르웨이여행에서 만난 4명의 호스트들은 모두 친절했다. 그들도 그들의 reputation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도시가 아닌 산간지역의 마을에서는 Airbnb 를 찾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통나무집 Hytte, 호스텔, 호텔 등에서 숙박할 수 밖에 없었다.  

공유경제시대에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Uber 가 불법이지만 많은 나라에서 번창하고 있다. 호스트 Janet 은 내가 차를 어디서 얼마에 빌렸냐고 묻는다. Hertz 에서 얼마에 했다하니 비싸단다. 자기는 차가 없지만 필요할 때 싸게 렌트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내게 가르쳐주겠단다. Nabobil.no 라는 사이트인데 Janet 의 설명을 듣고 내가 직접 들어가 확인해보니, 보통사람들이 자신의 차를 빌려주는 사이트였다. 자기 위치 주변에 어떤 차가 어느 기간에 얼마에 빌릴 수 있는지가 검색된다. 차를 빌려주고 빌리는 경우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보험회사가 책임진다. 모든 거래에 보험이 필수이고 보험회사는 빌리고 빌려주는 거래를 늘려야 수익이 난다.

이 보험회사는 자동차 말고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을 빌려주는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오토바이, 게임기, 장난감, 자전거, 스키장비 등등 거의 모든 장비와 물건을 빌리고 빌려준다. 이 개인간의 거래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를 보험으로 해결한다. 여기서도 빌리는 자, 빌려주는 자 모두 리뷰를 작성한다.

공유경제시대에 reputation 이 중요하다.

Amadeus in Mo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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