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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l 27. 2017

나는 지금 무엇이 하고 싶은가?

이르쿠츠크에서 뒹굴면서...


누구나 자신의 울타리를 친다. 울타리를 넓고 엉성하게 치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울타리를 아주 빼곡하게 쳐서 아무나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전자의 성격을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라면 후자는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훨씬 많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 살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인간관계만을 맺고 사는 사람이 점점 늘어간다. 혼술, 혼밥, 혼영의 단어들이 만들어진 세상이다. 기술과 산업의 발달이 이런 나홀로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에서 멀어질 수가 없다. 와이파이가 웬만한 곳은 다 있다. 무료 와이파이없이 음식점이나 숙박업을 할 수가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최소한의 인간관계만을 맺고도 온라인상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외로움이나 심심함을 느낄 새 없이 살 수 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이르쿠츠크의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뒹굴었다. 와이파이를 통하여 한국의 뉴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하다가 한국에서 들고온 책을 홀랑 읽어버렸다. '예술작품과 정신분석' 이란 책을...

무의식의 세계가 의식의 세계로 살짝살짝 고개를 들이대는 것이 꿈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무의식의 세계에서 끄집어낸 오브제를 의식의 세계에 적합하게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예술가의 작품을 보며 자신의 무의식이 함께 공명을 일으킬 때 우리는 감동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공명을 일으키면 걸작이 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쓰레기처럼 보일지라도 소수의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작품도 있다.

내게 감동을 주지 않는 예술작품을 계속 쳐다볼 이유없다. 아무리 시대의 걸작이라도... 읽기 지겨운 문학작품을 마치 숙제하듯 끝까지 붙들고 있을 이유없다. 아무리 고전이라도...

주체적인 존재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영원할 수 없다. 영원할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 귀한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이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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