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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04. 2018

여행에 미치다.

두바이공항에서 환승중


페이스북 비공개그룹 ‘여행에미치다’에 가입했다. 이런 그룹이 있다는 것을 딸이 내게 추천했다. 여행에 미친 아빠한테 제격이라고...

‘여행에미치다’ 그룹에 가입한 사람이 2018년 1월3일 현재 266,000 여명이다. 여행에 미친 사람들이 정말 많다.

매일 페북을 열 때마다 새로운 여행사진과 동영상이 엄청 올라온다.

특히 다 큰 자식이 부모님 모시고 여행하는 것을 보면 부럽고 보기 좋다. 부모님과 여행하는 다 큰 자식은 확실히 아들보다 딸이 더 많다.

애인과 함께 여행갈래?
경비 다 대는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갈래?

내가 다 큰 자식이고 하나 밖에 할 수 없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

여행에 미친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모습들 뿐이다. 가족이나 친구나 애인과 함께 일상을 벗어나 처음 본 경치에 환호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거움을 나누다 보면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여행을 종합선물세트 같은 ‘종합행복세트’ 라고 한다.

내가 가보았던 곳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다. 가보고 싶은 곳은 구글맵을 열어 어디쯤인가 일단 확인을 한다. 그리고 가보고 싶은 장소로 저장한다.
이즈음 구글맵이 참 좋아졌다. 거의 모든 장소에 많은 사진이 올려져 있어 사무실에 앉아 큰 PC 모니터로 세계여행을 한다.

나 역시 여행에 미친 것에 틀림없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기 무섭게 짐 싸들고 나서는 것을 보면...

지금은 두바이에서 환승 중이다. 인천에서 정확하게 10시간 타고 왔지만 네시간 기다렸다가 아직도 10시간 가까이 타고 가야 한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으로...

집을 나설 때, 다 큰 딸이 한마디 했다. “아빠가 내 나이 때 나처럼 세계여행을 징하게 했으면 지금 여행다니지 않을 것 같은데...”

나는 속으로 ‘아닐껄.’ 했다.

해보지 못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케이프타운 가는 비행기표를 지난 9월에 1000불 정도 주고 샀다. 이보다 더 싼표는 없을거란 확신속에...

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난 에미레이트 항공은 2018년 1월 현재 무려 272대의 비행기를 갖고 있다. 최대 615명을 태울 수 있는 거대한 이층여객기인 A380-800을 103대나 갖고 있고, 보잉 777은 154대를 갖고 있다. 이렇게 여객기 기종이 단순하고 큰 비행기만 갖고 있는 항공사 처음이다. 비행기의 평균 나이가 지금 5.3년이란다. 진짜 새비행기만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에 보잉의 최신예기인 787 드림라이너를 40대 주문했단다. 서울에서 두바이 오는 중에 경험한 음식과 서비스는 역시 최상이었다. 예쁘고 친절한 한국인 스튜어디스도 많다.

한국에서 외국인이 영어강사로 취업하려면 국적이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남아공까지 가능하다. 인도나 필리핀 국적으로는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한국정부가 영어강사 취업비자를 주지 않는다.

이즈음 대학에는 많은 외국인 영어강사가 있다. 나와 같은 층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외국인 영어강사가 있다. 난 그녀가 South Africa 국적임을 알고 있다. 그녀를 채용하는 면접에 옵저버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녀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쳤다. 이번 겨울방학에 케이프타운 가는 비행기표 샀다고 자랑했다. 얼마에 샀냐고 묻는다. 1000불. Really? 자기는 보통 1500불에서 심지어 2000불 주고 산단다. 그러면서 두바이 공항은 너무 붐벼서 환승대기 중에 앉을 자리조차 없단다. 환승이 끔찍하단다. 그래서 자기는 싱가폴 창이공항에서 주로 환승한단다.

그녀가 끔찍하다고 한 두바이공항에 내가 지금 환승 대기중이다. 사람은 많지만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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