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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31. 2016

Marcopolo Inn

유스호스텔은 젊은이만 자는 줄 알았다.


유스호스텔은 젊은이를 위한 숙소라고 생각했다. 맞는 말이다. 이름에도 유스가 붙어 있으니. 그래서 나 같이 환갑을 목전에 둔 젊지 않은 사람은 안재워 주는 줄 알았다.

바릴로체는 파타고니아 입구에 있는 유명한 휴양지이다. 남미의 스위스라고 불리우는 곳이라 방 값이 제법 비싸다. 더욱이 지금 같은 최성수기에 배낭여행객이 머물 호텔을 잡기에는 내가 지불한 팩키지요금이 얼마 안된다. 더구나 여기서 2박을 해야 한다. 이 비싼 휴양지에서...

유스호스텔 Marcopolo inn 은 위치부터가 중심가와는 떨어져 있고 특히 언덕위에 자리하여 배낭여행객이 배낭을 메고 오르기에는 부담스럽다. 유스호스텔은 첵아웃 할 때 자신의 침대시트를 손수 모두 벗겨서 프런트에 갖다주어야 한다.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해도 자신이 사용한 컵과 그릇을 손수 설겆이 해야하는 곳도 있다.

26명의 우리 그룹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11명이 귀국하여 15명으로 단촐해 졌다. 15명 중에 남자는 부산에서 혼자 온 아저씨와 부부가 온 서울 아저씨, 내친구와 나 이렇게 네 명뿐이다. 남자 네 명을 한 방에 여자들은 두개의 방에 배정되었다.

우리 방은 이층 침대 하나를 포함하여 6개의 침상이 놓여 있다. 화장실과 샤워부스는 다행히 방 안에 있다. 그래서 좋은(?) 방이란다. 처음 방에 들어 갔을 때 젊은 이스라엘 친구가 한명 있었다. 얘는 낮에는 우리가 숙박 했던 이틀 내내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밤에는 어디서 뭐하고 다니는지 좀 수상하구 궁금했다. 매일 새벽에 들어 왔으니. 저녁 식사 후에 스페인에서 왔다는 건장한 젊은 친구가 들어 왔다. 이미 이 방에서 이틀 잤고, 낼 아침에 이 곳 바릴로체를 떠난단다. 내 침대와 가장 가까운 침대를 사용하길래 내가 웃으며 귀마개를 건냈다. 너 필요할 거라구... 웃으며 사양한다. 너 후회할텐데... 첫 날은 한국 아저씨 네 명과 이스라엘, 스페인 젊은이들이 함께 잤다.

문제는 그 담 날이었다. 사실 문제도 아니었지만.. 낮에 관광을 하고 늦은 오후에 방에 들어와 보니 스페인 친구가 간 빈 침대에 누가 짐을 갖다 놓은 것같다. 그런데 샤워부스에 여자비키니수영복이 걸려 있다. 의아해 하고 있는데 진짜 젊은 아르헨티나 처녀가 들어 왔다. 브에노스아이레스에서 왔다는... 우리 모두는 그녀가 방을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그녀 일행은 셋인데 이 호스텔에 오늘 비는 침대가 딱 셋이란다. 그 중 하나가 우리방에 있는 것인데 그녀가 자기로 했단다. 그래서 그 날 우리는 그녀와 한 방에서 잤다.


아마 그녀는 한 숨도 자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아저씨들의 코고는 합창소리 때문에...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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