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끝을 궁금해한다.
남미 대륙의 끝 우슈아이아
우슈아이아는 남미대륙의 땅끝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건너편 칠레의 섬에 푸에르토 윌리암즈 같은 마을이 있지만 대륙의 끝 마을로 오래전에 자리매김한 곳이다.
내가 우슈아이아를 알게 된 것은 몇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행길에서 읽은 '내가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유'란 책에서 저자가 우슈아이아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는 얘기를 읽으면서였다. 그때 우슈아이아의 의미를 알고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 꿈이 이렇게 몇 달만에 바로 실현될 줄이야..
나는 항상 신께 감사하며 산다. 신이 항상 나의 뒤를 백업하고 있고 나를 항상 축복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God always blesses me!!" 신이 항상 자신을 돌봐 주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 세상에 그렇게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이 있겠는가? 모든 것이 신의 축복과 의지대로 이루어지는 것일 텐데..
남극대륙과 가장 가까운 대륙의 끝 우슈아이아에 사람들이 몰린다. 세계의 땅끝마을에 여름이면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온다. 한여름인데도 주변에 눈 덮인 봉우리들이 천지다. 우슈아이아를 감싸고 있는 산군들이 예사롭지 않다. 국립공원 수준의 산군들이 내 가슴을 저리게 한다. 항구는 펭귄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붐빈다.
끝을 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Happy ending으로 확실히 끝나야 그날 밤 편히 잘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의 인간이다. 확실한 끝을 보아야 한다. 간혹 짓궂고 성질 나쁜 작가나 연출자에 의해 끝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영화나 드라마가 종결되기도 하지만 결과가 불명확하면 괴롭다. 어떻게든 결과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결과를 수용하지 못한다 해도 결과를 모른 채 넘어가는 것이 더욱 괴로운 일이다.
사실 끝은 신의 영역이다. 영원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영원의 부분인 끝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항상 신의 자리를 넘보던 인간의 과욕이었다. 아무리 똑똑한 인간이라도 신이 될 수는 없는데 말이다.
fin del mundo = 땅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