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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May 21. 2018

우아함은 여운을 남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우아함이 무엇인지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이즈음 우아함이란 단어가 내 머리속을 맴돌고 있다. 우아함을 발현하는 mechanism 과 창의성을 구현하는 mechanism 이 거의 유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창의성의 결과물들은 대부분 우아하다.

그러던 중 '우아함의 기술' 이란 책을 찾았다. 책표지가 보라색이다. 보라색은 소화하기 힘든 색이다. 그렇지만 자꾸 손이 가는 색이다.

영어의 원제목이 'The Art of Grace'. 잠깐 멈칫했다. 내가 알던 우아함은 'Elegance' 였는데... 이상하거나 궁금하면 구글링하면 된다.  

Elegance: beauty that shows unusual effectiveness

               and simplicity. Elegant things exhibit refined

               grace and suggest maturity.
Grace: elegant movement, poise or balance.

           Charming.

결국 우아함은 매력적인 아름다움이고 단순함이나 성숙함이 요구된다. 화려한 아름다움은 아니다. 영어와 한국어가 1:1 매칭이 잘 안된다. 그래서 번역이 어렵고 특히 기계번역은 더욱 힘들다.

우아한 사람, 우아한 물건, 우아한 동작, 우아한 자세, 우아한 분위기 심지어 우아한 냄새까지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운동선수의 플레이도 우아하고, 유명한 배우들의 자세나 연기도 우아하다. 하루 중에 서쪽하늘이 붉거나 노랗게 물드는 시간이 나는 하루 중 가장 우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서쪽 하늘이 잘 보이는 발코니나 옥상정원이 우아한 공간이니 주변에도 도처에 널려 있다.

한적하고 우아한 공간에서 저녁 노을을 감상하며 드는 생각은

'우아한 인생을 살고 싶다.'

우아한 영상미가 돋보인 드라마가 아쉽게 16회로 종영했다. 남녀 주인공의 모습과 대사가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한 드라마였다. 한국드라마 참 잘 만든다고 생각했다. 대형 TV 로 보면 몰입도 잘된다.


이젠 드라마도 좀 봐야겠다. 나이들면 찾아오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준희야. 나야.

니 핸드폰 갖고 있다가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서. 고마워. 나를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랑을 받게될 줄 몰랐어.

너는 모를거야.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많이 배우고도 있어.


사랑은 한없이 아낌없이 한 사람만을 위해서 모든 걸 쏟아내는 마음이라는 거.


그래서 사랑을 할 땐 서준희처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최종회를 결혼한지 33년된 아내와 결혼한지 20개월 된 딸과 셋이서 보았다. 드라마가 끝나고 서로 아무 말이 없다. 각자 드라마의 여운을 음미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사랑을 해 본 적 있나 하고 자신의 기억을 더듬는 것 같다. 그리고 결말이 마음에 들었나 생각하겠지.

우아함은 여운을 남긴다. 우아함은 여유와 적당한 여백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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