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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Nov 08. 2018

정말 열심히 골프를 친다.

돈 쓰는 일이 돈 버는 일 같아서...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골프를 친다.

지난 30년 동안 골프를 친 횟수와 비용을 따지면 어마 무시하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 많은 시간이 아깝지 않으면 성공이다. 골프를 치면서 한 번이라도 지루함을 느꼈던 사람은 시간이 아깝고, 인생이 아까워 결국 골프를 접는다. 정신없이 골프공을 쫓아다닐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골프장을 뒤덮고 있다. 여행이라고는 골프여행만 다니는 사람도 있다. Scotland 양치기 목동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된 골프가 수세기만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영국 제국주의는 모든 식민지에 골프장을 만들었다. 일상이 지루한 사람들은 골프를 친다. 일상에서 자주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은 자주 골프를 친다.

먹고살기 바쁘게 일해야 하는 사람은 지루할 틈이 없다. 근심과 걱정이 항상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사람도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골프를 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한가한 사람들이, 일상이 지루한 사람들이 하는 것들. 도박, 마약, 게임, 사냥, 낚시, 스쿠버, 등산, 골프 그리고 여행.
 
은퇴하기 전에 골프를 치면 취미지만, 은퇴하고 골프를 치면 일상이고 생활이다.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골프를 친다.

골프장 회원권이란 것이 있다. 보통 회원만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예약을 할 수 있다. 회원이 손님들 모시고 치거나 회원들끼리 골프를 친다. 회원제 골프장들은 회원들에게 많은 할인을 해준다. 따라서 회원권을 산 골프장을 자주 이용할수록 많은 혜택을 본다. 그러다 보니 회원권을 가진 골프장만 주구장창 간다. 가능하면 회원들끼리만 골프를 친다.

돈 쓰는 일이 돈 버는 일 같아서...

카드를 사용하면 항공사 마일리지가 쌓인다. 꼭 돈 쓰는 일이 돈 버는 일 같다. 어느 카드가 어느 항공사 마일리지를 얼마나 쌓아주는지를 따져 본다. 어쩌다 빵을 사러 가면 포인트카드 있냐고 묻는다. 어쩌다 간 대형할인점 계산대에서도 묻는다. 커피전문점에서도 묻거나 도장을 찍어준다. 심지어 대학가에도 졸업을 하기 위해 비교과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교수와 상담에 몇 점, 특강 참석에 몇 점, 학교 행사 출석에 몇 점 하는 식으로 학생들의 생활에 간섭한다.  학생들은 그놈의 포인트 때문에 자유를 빼앗기고 시간을 빼앗긴다.

나도 실없는 마일리지와 포인트 때문에 내 인생을 빼앗기는 기분이다.
그러나 골프 때문에 내 인생을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다행이다.

심지어 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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