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핵심은 글을 고치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좋은 이유는 글을 계속 수정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의 핵심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계속 고치는 것이라고 누가 그랬다. 몇 년 전에 쓴 글을 읽다 보면 다시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시간이 흘러 사실이 변경된 것도 있고, 글 쓴 이후에 내가 깨달은 중요한 내용도 있다. 그러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브런치 글 오른쪽 위를 눌러 필기구 모양을 터치하면 바로 수정 모드로 들어간다. 몇 년 뒤에도 수정 보완이 가능하다. 브런치가 싸이월드처럼 되지 않는다면...
몇 달 전에 쓴 글을 읽다 보면 맞춤법이 틀렸거나 오탈자가 보인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바로 교정한다. 지난 3년 동안 브런치에 올린 토막글이 220개가 넘는다. 시간 날 때마다 옛 글을 읽으면서 그때를 회상하며 글을 고친다. 그때의 마음 상태가 새롭게 느껴진다. 난 그 시간이 좋다. 뇌의 많은 부분이 자극받는 그 느낌이 참 좋아졌다.
브런치 글이 또 좋은 이유는 사진과 함께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항상 이유가 있다. 이유 없이 사진을 찍지는 않는다. 좋아서, 근사해서, 우아해서, 마음이 저려 와서, 그리고 먹음직스러워 사진을 찍는다. 글을 썼던 장소나 글을 쓰게 한 마음이 내가 찍은 사진에 담겨 있다. 사진이 글의 내용을 증명하거나 뒷받침하는 경우도 많다. 그때의 상황을 사진이 선명하게 보여 준다.
글쓰기의 핵심이 글을 고치는 것이니 고칠 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옛날에는 메모장과 필기구를 항상 소지했다. 나는 이즈음 여행 다니면서 노트북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이제는 스마트폰 메모장이나 글쓰기 전용 앱에 막 쓰면 된다. 내 아이폰 플러스 화면에서 글을 쓰고 고칠 만하다. 노트북의 큰 화면과 키보드가 좋기는 하지만 공항 검색대에서 항상 꺼내야 하고, 망가질까 봐 항상 노심초사해야 하고, 아무리 가벼워졌다 해도 충전기까지 포함한 그 무게는 업보다.
아이폰으로 사진 찍고, 아이폰으로 막 글을 쓰고, 아이폰으로 글을 고치고, 아이폰으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한다. 그리고 아이폰으로 발행한 글을 수정한다. 스티브 잡스가 정말 큰 업적을 남겼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없었어도 결국은 스마트폰으로 몇 년 뒤에는 이와 비슷하게 이루어졌겠지만...
참고: 표지 사진은 미얀마 낭쉐박물관(옛 Pa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