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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Nov 10. 2019

우즈베키스탄 가을 여행

타슈켄트-히바-부하라-사마르칸트-타슈켄트

여행을 언제 떠나는 것이 좋을까?


사계절이 있는 곳이라면 일 년 중에 언제 여행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여행이다. 꽃피는 봄에 여행하는 것도 좋고 나무들이 겨울준비에 들어가는 가을에 하는 것도 좋다. 기온이 활동하기에 최적이다. 그러나 직장에 몸이 매여 있는 많은 사람들은 여름휴가철이나 겨울 연휴에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다. 사계절에 따라 모든 풍광이 바뀌고 기온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옷차림도 다르다. 너무 더운 여름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에어컨 있는 장소만을 찾게 되고, 너무 추운 겨울은 스키장을 찾는 여행이 아니라면 움추러 들 수밖에 없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의 기온은 여름은 한국보다 덥고 겨울은 한국보다 덜 춥단다. 한국과 거의 기온이 같고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가을에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공항에 내렸다.


우즈베키스탄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조치로 한국인에 대하여 2018년 2월 10일부터 30일 비자면제 제도가 시행되었다. 옛 공산국가 시절부터 시행되어온 외국인 거주지 등록 제도는 아직도 시행되고 있다. 호텔에 숙박하면 첵 아웃 시에 숙박했음을 증명하는 포스트잇만 한 종이를 준다. 출국심사 시에 요구할 수 있다 하여 소중히 간직하였으나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 입국 비행기 안에서 나눠주는 세관신고서는 2000불 이상의 돈이나 상품을 소지하고 있으면 작성하여 세관에 신고하란다. 공항세관의 그린존 통로로 검사 없이 통과하였다. 짐 찾는 곳에 마련된 관광안내소에서 심카드 구입하고 호텔까지의 택시도 부탁했다. 나중에 보니 심카드 값은 적정했으나 택시비는 세배 정도 바가지 썼다. 공항에서의 환전은 나쁘지 않았다. 우즈베크 화폐인 숨은 10,000짜리 지폐가 가장 용이하게 사용되는데 2019년 10월의 환율이 1달러대 9420 숨이라 10,000 숨의 지폐가 우리 돈 1,280원 정도이다.


외국여행을 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받는 순간 중의 하나가 택시 이용이다. 타슈켄트에서는 Uber와 거의 똑같은 Yandex가 있어 무척 편하다. 지난여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사용한 Yandex 앱을 이용하여 쉽고 빠르고 아주 저렴하게 택시 이용을 했다. 앱에서 택시비를 알 수 있는데 타슈켄트 시내에서의 이동은 20,000 숨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등지에서는 Yandex가 작동하지 않아 예약한 숙소에 픽업 서비스를 부탁하였다.


우즈베키스탄에는 1994년에 옛 대우자동차가 우즈베크 정부와 함께 공장을 지었다. 이 대우자동차 지분 역시 GM이 인수하였다. 한국에서 반조립 상태로 부품을 가져와 조립 생산하다가 2018년에 GM 지분을 우즈베크 정부에 넘겨 지금은 100% 우즈베크 국영기업이 되었단다. 도로에 다니는 대부분의 차가 GM의 Chevrolet 마크를 달고 있다. GM대우의 마크도 자주 보인다. 익숙한 마티즈, 시에로, 다마스, 라세티, 아베오, 캡티바 등이 대부분이다. 반면 유럽의 고급 브랜드의 차들은 잘 안 보인다. 골프장에서 간혹 보이는 운전기사 딸린 차들은 신형 말리부이다. 특이한 것은 승용차의 90% 정도가 흰색이다. 회색도 보기 드물다. 우즈베키스탄이 석유는 나지 않지만 천연가스는 제법 많단다. 그래서인지 천연가스 충전소가 쉽게 보이고, 많은 승용차가 트렁크에 천연가스 연료통을 싣고 있다. 심지어 적재함 밑에 주황색의 천연가스 연료통을 여러 개 매달고 있는 소형 트럭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택시비가 그렇게 저렴한가 보다.


타슈켄트는 호텔비를 숨으로만 받았다. 그러나 부하라나 히바 같은 도시에서는 달러 사용이 용이하다. 그러나 거스름돈은 숨으로 준다. 심지어 히바의 숙소에서 우르겐치 공항까지의 택시기사는 숨으로 택시비를 지불하자 달러로 줄 것을 요구했다. 택시비도 아주 싸지만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의 음식값도 아주 저렴하다. 근사한 음식점에서 우즈베크 와인을 곁들여 정찬을 해도 일인당 15불 정도였다. 물론 히바나 부하라 같은 관광지의 음식값은 예외다.


우즈베키스탄 관광의 시작은 타슈켄트 관광에서 시작한다. 타슈켄트의 중심 티무르 광장 앞에 우즈베키스탄 호텔이 우뚝 서있다. 이 호텔 앞 광장에 빨간 2층 버스가 서있다. 두 시간 간격으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타슈켄트 시티투어를 추천한다. 이어폰으로 8개국어 설명이 가능한데 그중에 한국어가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여 타슈켄트의 주요 관광지를 짧은 시간에 돌아볼 수 있다. 인구 삼백만 이라는 타슈켄트는 조용하고 쾌적하다. 매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계속되었는데 약하게 스모그가 낮게 깔려 있어 만년설이 있는 천산산맥은 보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관광지는 실크로드에 위치한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등이다. 이러한 도시들은 300킬로 정도씩 떨어져 있다. 이러한 도시 간의 이동수단의 선택이 중요한데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를 거쳐 부하라까지는 아프롭시압이라는 고속 기차가 있다.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것 같은 고속 기차는 최고 시속이 250킬로이다. 따라서 도시 간의 이동에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요금도 저렴하고(내가 느끼기에) 기차의 상태도 좋아 일반석은 거의 항상 만석이다. 일반석과 비즈니스석의 차이는 좌석이 4 열이냐 3열이냐인데 한국의 KTX의 일반실과 특실의 차이와 같다. 기차표의 예매는 tutu.travel이라는 옛 소련의 모든 기차를 예매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사이트의 언어를 영어로 변경하고 결제는 신용카드로 할 수 있다. 통화는 러시아 루블이다. 좌석까지 온라인으로 지정하고 탑승자의 여권번호까지 입력한다.  예약번호로 기차역 티켓 오피스에서 승차권으로 교환해야 한다. 가장 인기 많은 사마르칸트와 타슈켄트 구간은 4일 전부터 만석이었다. 혹시나 하고 부하라에서 사마르칸트 역에 도착하자마자 티켓 오피스를 찾았다. 바로 다음 날의 비즈니스석의 자리를 쉽게 구했다. tutu.travel에 모든 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기차역의 보안검색이 공항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기차표를 구매하거나 교환하는 티켓 오피스가 역사 안에 있지 않고 역사밖에 별도로 있다.  


이중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히바는 도시 전체가 1990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많은 유럽 관광객이 찾는다. 우즈베크의 관문인 타슈켄트에서 1000킬로 이상 떨어져 있어 15시간 정도 소요되는 야간기차를 타거나 비행기로 가야 한다. 우즈베크 항공의 국내선을 이용했다. 주의할 점은 국내선 터미널이 국제선 터미널의 바로 옆이 아니라는 것이다. 활주로의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어 국제선터미널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히바는 공항이 없고 40킬로 정도 떨어진 우르겐치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히바를 가는 기차 역시 우르겐치를 통과한다. 히바에서 두 밤을 자고 우르겐치 공항을 이용하여 부하라까지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했다.


치안도 좋고 우즈베크 사람들도 친절하다. 온라인에서 구입한 기차표를 승차권으로 교환하기 위해 부하라 기차역 티켓 오피스에 들어갔다. 내 앞에 서 있던 우즈베크 남자가 우리말로 인사한다. 경북 경주 부근의 공장에서 용접공으로 13년을 일했단다. 사마르칸트 관광지에서 소형 전기버스로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운전기사는 김포의 유리공장에서 10년을 일했단다. 우리말을 제법 하는 그들을 보며 그들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지 않았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한국인의 대우와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꽃피는 봄에 다시 가야겠다....


타슈켄트 시티투어 버스 이어폰 단자
사마르칸트
사마르칸트의 중심 레기스탄 광장
부하라
부하라
부하라
부하라 공항에서
히바
히바
118 계단의 히바 미나레트
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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