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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15. 2020

발리 6

자본주의도 종교다.



Amed beach에서 숙소를 옮겼다. 침대에서 Volcano Agung을 이틀 동안 보고 근처 Jemeluk bay의 Blue star란 곳으로. 이 Bay에서 롬복과 길리로 가는 스피드보트가 떠난다. 그리고 숙소 바로 앞에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다. 절벽 밑 우거진 숲 속에 자리 잡아 그늘져서 좋다. 두 밤만 예약했다가 두 밤 더 추가했다. 눈 앞에서 배 들이 계속 들락거리고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사피엔스 읽고 지내기 좋다.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17,500개가 넘는 섬 중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섬이다. 우리는 발리를 간다고 하지 인도네시아 간다고 하지 않는다. 그만큼 발리는 인도네시아와 다른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다수가 무슬림인데 반해 발리 사람들의 다수는 힌두교다. 일거리를 찾아 무슬림들이 발리로 계속 들어오고 있단다. 그만큼 발리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발리를 특히 유럽인들이 오래전부터 찾았단다. 1920년대부터 유럽의 몇몇 예술가들이 우붓에 정착했단다. 그래서 우붓에 독특한 발리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단다.

발리에만 왜 힌두가 퍼졌을까?

중세에 발리 옆 자바섬의 중부와 동부에 힌두 왕조가 번성하다가 서쪽으로부터의 침략한 무슬림들에게 땅을 내주고 지배층들이 발리로 도망 왔단다. 그러면서 발리의 지배계층이 되어 자연스럽게 발리에 힌두가 정착했단다. 대만처럼. 별 볼 일 없는 고립된 섬이라 네덜란드가 침략해오기 전까지 작은 힌두 왕국이 유지되었단다. 2만 개가 넘는 힌두사원이 있단다. 바닷가 절벽 위에도 산 중턱에도 경치 좋은 곳에는 큰 힌두사원이 널려 있다. 큰 사원일수록 높은 탑이 여러 개 있다.

집집마다 힌두교의 신을 모시는 장소가 있다. 마당 한쪽 모서리에 보통 자리 잡고 있는데 작은 경우는 우리나라 절의 석등 만하고 석등의 두배 높이의 탑처럼 만들어진 곳도 많다. 발리인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 곳에 무엇인가를 바친다. 꽃 장식한 바구니도 있고 음식물도 있다. 그리고 집 대문 앞에도 꽃장식과 음식을 놓는다. 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사람들 발길에 치이면 쓰레기일 뿐이다. 그래서 사람 왕래가 많은 골목길에는 꽃 쓰레기가 널려 있다. 저녁에는 향도 피운다. 불교가 힌두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한국사람에게는 제법 익숙하다.

전 세계가 기독교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유럽 제국들이 팽창하며 아프리카, 아메리카와 아시아의 식민지에 기독교를 전파한 것이다. 유럽을 접수한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개종한 것이 시작이다. 유대교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던 기독교를 로마 황제가 선택한 이유는 미스터리란다. 왜냐하면 그 당시 많은 종교가 로마제국 안에서 활동하고 있었기에.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 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중략-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사피엔스에서 -

지금은 자본주의가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를 규정하고
있으니 자본주의도 일종의 종교다. 소위 가성비가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으니.

사람 다니는 대문에 꽃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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