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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20. 2020

발리 7

렘푸양 사원을 스쿠터 타고.


Amed에서 6박이나 했다. Volcano Agung이 침대에서도 잘 보이는 Amed sari 게스트하우스에서 2박 하고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 바로 앞에 면한 Blue Star에서 2박 하고, 아쉬워 2박 더 연장했다.

Amed beach는 너무 시골이라 스노클링하고 책 읽기에는 완벽하지만 마땅한 음식점(한식이나 일식)이 없다. 5킬로 떨어진 곳에 Aquaterrace란 곳이 있다. 일본 여자가 인도네시아 남자랑 결혼해서 숙소와 음식점을 열었다는데 그곳이 유일한 일본 음식점이다. 촌이라 Grab도 없다. 마땅히 갈 방법이 없다.

발리에는 사람 숫자보다 더 스쿠터나 오토바이가 있는 듯하다. 시골 동네에서는 한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도 뒤에 동생을 태우고 스쿠터를 탄다. 자전거 배우듯이 아예 스쿠터를 배우는 것 같다. 네 밤이나 묵고 있는 Blue star에서 스쿠터 렌트가 된다. 하루에 우리 돈 오천 원이란다. 그런데 보험이 없단다. 젊은 관광객들은 많이 타고 다닌다.

스쿠터를 빌려 Aquaterrace에 갔다. 전망 좋은 바닷가 언덕에 식당과 숙소가 있다. 언덕이라 바다 접근은 별로다. 밥에 참치회를 얹은 테까동인가를 시켰는데 참치 색깔이 갈색이다. 냉동실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주인아줌마를 보고 싶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이 곳 Amed에서 인스타그램 핫플인 렘푸양 사원이 30킬로 정도로 비교적 가깝다. 스쿠터 빌린 김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스쿠터 연료는 알아서 채우고 타야 한다. 워낙 스쿠터와 오토바이가 발리 사람들의 필수품이다 보니 주유소가 아닌 동네 구멍가게 같은 곳에서도 휘발유를 판다. 1리터에 830원인 휘발유 2리터를 채웠다.

산길을 한참 달려 렘푸양에 왔다. 해발 600미터는 되는 것 같다. 산길이 엄청 꼬불꼬불하고 경사도 심하지만 인적이 없어 운전하긴 쉬웠다. 이런 곳에서 혼자 다니다 사고라도 나면 황당하겠다 싶다. 렘푸양은 핫플답게 사람들이 많다. Volcano Agung의 정상 방향으로 사원의 입구가 있다. 오후엔 구름이 끼어 Agung 정상은 안 보인다. 사원의 입구를 뜻하는 두 개의 기둥 사이에서 사진 찍는 것을 젊은이들은 인생 샷이라고 한다. 번호표를 나눠준다. 순서대로 자신의 카메라로 사진을 여러 장 찍어준다. 수십 명이 사진 찍기 위해  대기 중이다. 온갖 자세를 다 취한다. 요가 자세는 안된단다. 한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당연히 난 인생 샷 안 찍었다.
 
워낙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니 근처 가게들도 많다. 두리안이 보인다. 내가 혼자 먹을만한 작은 두리안은 우리 돈으로 이천 원이다. 이즈음 중국 사람들이 두리안 맛을 알아 동남아 두리안이 동났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어떤 한국 남자가 태국에서 두리안을 너무 많이 먹어 쓰러져다는 기사도 기억난다. 두리안 상태는 좋았다. 그러나 맛있는 줄은 모르겠다. 필리핀에서도 몇 번 경험했지만...

발리에서 도시 간 이동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Perama tour란 미니버스 서비스인데 Amed에서 우붓으로 이 셔틀을 이용했다. Amed가 워낙 외진 곳이라 오전 11:30에 한 번 있다. 온라인으로 예약이 된다. 12인승 미니버스에 두 자리 남기고 꽉 찼다. 이리저리 돌기도 하고 중간에 운전기사 점심하느라 30분 쉬고 했더니 거의 세 시간 반 만에 우붓에 도착했다. 에어컨은 있지만 없는 것보단 나을 정도이다. 9명의 승객 중에 한국인이 다섯이다.

우붓에 다시 오니 좋다. 3일이나 체류해서 익숙한 곳이기에. 호텔 첵인하고 샤워하고 바로 한식당으로 달려갔다.

발리 사람들의 직업은 단순하다. 농사를 짓든지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일하든지 아니면 택시를 운전하든지 스쿠터로 사람을 비롯하여 각종 음식을 배달하든지 마사지샵에서 일하든지 타투샵을 하든지. 타투한 사람도 무척 많고 타투샵도 무척 많다. 나도 호기심이 발동할 정도인데 흉측한 타투도 많다. 얼굴에다 타투한 여자와 전신에 타투한 남자도 보았다.

발리 사람들 착하다. 오랫동안 외국 관광객을 상대해서 그런 것인지. Amed Blue Star의 Darmi는 특히 인상에 남는다. 항상 웃는 얼굴로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할지를 항상 앞서 간다. 마사지샵에 돋보기안경을 두고 온 것 같다고 하자 바로 스쿠터 타고 가서 찾아온다. Darmi의 서비스에 감탄하여 Blue Star에서 2박을 더 연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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