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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Feb 22. 2020

쿠바를 세미 투어와 함께...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쿠바를 언젠가 가고 싶었다. 이왕이면 쿠바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풀려 완전히 개방되기 전에 가보고 싶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 호의적인 손짓을 한 이후 빨리 가야겠다는 조바심이 있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쿠바 가는 비행기표를 알아보곤 하였다. 150만 원 정도의 Air Canada 토론토 경유가 가장 무난했다. 그러나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국민소득도 낮고, 인터넷도 안되고 모든 것이 부족하여 1920년대의 올드카가 굴러 다닌다는 쿠바를 배낭여행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아니면 젊음이라도...

세계일주 여행 경험이 있는 딸이 쿠바 여행을 주선하는 세미 투어를 어느 날 내게 추천했다. 세미 투어는 인스타에서 홍보하는 아주 개인적인 여행이다. 쿠바에서 8박을 하는 패키지 상품이 항공료 포함하여 160만 원이란다. 딱 6명을 선착순으로 받는 투어가 어떻게 이렇게 쌀 수가 있나 보니, 멕시코 시티를 경유하는 AeroMexico 항공의 아바나(Havana라고 쓰지만 H가 묵음이다) 왕복 항공료가 70만 원이다.(물론 미리 예매해야 한다. 우리 일행 중에도 마지막에 조인한 분은 거의 150만 원에 비행기표를 샀다.) 세미 투어는 8박 동안 숙소와 교통편(택시 두대 또는 9인승 스타렉스 승합택시 이용)을 제공한다. 11끼의 식사는 개인 부담이다.

인천에서 멕시코 시티까지 직항이 거의 14시간이다. 그리고 멕시코 시티에서 아바나는 세 시간. 환승을 위한 대기 시간까지 하면 24시간이 넘는다. 그렇게 힘들게 쿠바에 가서 8박만 하기에는 아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일주일 더 지내다 나오는 항공편(쿠바에서 15박)을 일단 구매하고 동시에 세미 투어를 예약했다.

'  있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고 싶어도  수가 없다.'

이런 여행에 동행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대학 동기 카톡방에 올리고, 주변의 친지들에게도 널리 알렸다. 결국 대학 동기 부부, 그리고 함께 일했던 동료 두 명이 쿠바 여행에 동행했다.(6명 정원의 한 자리는 인스타에서 직접 신청한 OO 씨) 대학 동기 부부와 혼자 여행은 난생처음이라는 용감한 OO 씨는 세미 투어 8박 일정만 하기로 했고, 동료 두 명은 나와 렌터카를 이용하여 일주일 동안 쿠바의 구석구석을 더 돌아보기로 하였다.

쿠바는 개인 배낭여행하기에는 힘든 곳이다. 인터넷이 이렇게 힘든 나라에서 숙소를 그때그때 미리 예약한다는 것이나,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기 그지없는 곳에서 도시 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한다는 것은 체력과 무한한 인내를 요구한다. 쿠바에서 몇 년째 투어를 운영하는 세미 씨는 8박 동안 아주 좋은 숙소와 편안한 교통편을 제공했다. 패키지 투어의 장점을 갖고 있으며, 많은 자유시간이 개인 여행 같은 여유로움을 제공했다.

그렇게 쿠바에서의 첫 8박은 편안하게 지나갔다. 평생 잊지 못할 고난과 역경은 할아버지 셋이서 한 일주일의 렌터카 여행에서...

세미 투어 일정은 아바나 2, 플라야 히론 1, 트리니다드 2, 바라데로 1, 다시 아바나 2박으로 구성된다. 쿠바 서부의 비날레스나 쿠바 제2의 도시 산티아고  쿠바는 이동거리가 너무 길어 생략한 듯하다. 아바나와 트리니다드를 중심으로 비교적 여유 있는 일정이다.

Taberna La Botija
꼬치에  고기와 야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트리니다드의 유명한 맛집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줄 서서 기다린다. 한쪽 벽면에 노예들의 목에 채워 여러 명을 끌고 다니거나 묶어 뒀을 도구가 걸려 있다. 수백 년 전에 서아프리카에서 사 온 흑인 노예들을 어떻게 취급했었는지가 상상이 간다. 가축보다도 못한 대우를 인간이 받았다.  옷을 차려입은 종업원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 춤을 추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보지 못했다.

Manaca Iznaga
Trinidad 기차역에서 9:30 출발하여 50 정도 가면  사탕수수 농장에 도착한다. 기차 운임은 무려 15달러다. 기관차 운전수 자리에 앉아   있다. 물론 약간의 팁을 줘야 한다.  노예 감시탑에 오르면 주변 일대를 조망할  있다.

Blau Varadero Hotel
바라데로의 All inclusive resort 중의 하나다. 트윈룸이 200 정도다. 첵인은 오후 4시인데 정오에 도착하여  배정받고 팔찌 차고 짐은 로비에 맡기고 점심식사부터 가능하다. 첵 아웃은 정오인데 첵 아웃하고 짐은 로비에 맡기고 점심 식사하고 호텔 출발하니 결국 네 끼를 뷔페식으로 해결할  있다.

바라데로에서 마탄사스를 거쳐 아바나까지 오는 길이 아름답다. 오른쪽으로 대서양을 계속 바라보며 간다. 중간에 왼쪽으로 자연보호구역이 펼쳐져 있다.

아바나  모로 요새에서 보는 석양이 눈부시다. 말레콘과 아바나의 다운타운이 근사한 경관을 만들어 낸다.

말레콘은 아바나의 해변이다. 말레콘의 동쪽 끝에 프라도(프라다가 아니고) 호텔이 우뚝  있다. 말레콘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은 하루에 500 정도란다. 쿠바 사람들의 월급이 평균 30 수준이라는데.... 프라도 호텔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오르면 rooftop bar 있다. 말레콘뿐 아니라 아바나의 old town 전체적으로 아주  보인다. 오랫동안 수리하지 못한 건물들의 모습이 어떤지를 확실히   있다. 거의 폐허 수준이다. 폭격 맞은 도심 같은 인상이다. 폐허를 내려다보고 있는 프라도 호텔과 대비된다. 50 년의 공산주의의 결과와 자본주의의 상징인 5성급 프라도 호텔이...

San Lazaro 17 카사는 프라도 호텔 건너 편의 완전히 리모델링된 3 건물의 숙소이다. 6명의 투자자가 모여서 리모델링하고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데... 하루 밤에 60불이란다.

세미 투어는 오전에만 이동하고 대부분의 오후는 자유시간이다. 그래서 패키지 투어의 빡빡함이 없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관광이 가능하다.

Taberna La Botija
Blau Varadero resort
노예 감시탑
엘 모로 요새에서 본 석양
프라도 호텔의 루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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