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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Mar 16. 2016

누구와 여행을 떠날 것인가?

동행을 구하려 애쓰지 말라.


함께 여행을 떠날 사람이 마땅치 않아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혼자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처량할 것 같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과 종일 붙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심히 부담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집을 지킨다.

모든 관계에는 인연이 있다. 보통 인연이 있는 사람과 여행을 하려 한다. 아무래도 가장 끈끈한 인연이 혈연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부모 자식간의 혈연은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천륜이다. 연인이나 친구도 좋지만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여행은 부모 자식간의 여행이다. 연인이나 친구는 관계가 깨지거나 소원해질 수 있지만 가족간의 관계는 끊을 수 없다. 특히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결국 어느 한쪽이 생을 마칠때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시간을 공유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다. 좋은 경치를 보며 감탄의 추억을 공유하거나 고생스런 여정의 고통의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다. 아무하고나 추억을 공유하기는 싫다. 그러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평생 무수히 많은 연을 맺으며 살고 있다. 지난 여행을 찬찬히 돌아보라. 지난 여행 중에 만났던 사람치고 좋지 않은 사람은 없다. 소매치기나 사기꾼은 빼고 말이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시간, 돈, 체력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렇게 여행을 다닐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은 남을 대할 때도 여유가 있다. 그런 여유 속에 호감이나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

혼자 여행을 떠나라.

기회가 왔을 때, 잡으려 하지 않았던 것을 아쉬워 하는 후회는 죽을 때까지 평생 해야 한다. 그러나 잡으려 시도했지만 못 잡은 경우에는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기회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전자보다 후자가 정신건강에 훨씬 좋을 수 밖에... 여행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따라서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혼자라도 떠나야 한다.

나는 고속버스, 열차, 비행기 등에 혼자 탑승하게 되면 누가 내 옆자리에 앉을까 하고 지금도 마음이 설렌다. 그러한 설렘은 본능이라고 그 유명한 분석심리학자인 융이 그랬다. 아직도 설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나는 그러한 설렘을 즐기고 싶다.

자신이 꿈꾸고 있는 구체적인 여행계획을 여기저기 알려라. 새해가 될 때마다 하는 금연 결심을 알리듯이...
어쩌면 예상치 못한 좋은 동행이 생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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