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ardo Avaroa Andean Fauna
볼리비아의 하이라이트는 소금사막인 우유니 사막이다. 지평선까지 소금으로 이어진 우유니 사막 투어 1박2일을 마치고 바로 남쪽으로 내려오면 Eduardo Avaroa Andean Fauna National Reserve 라는 곳이 있다. 국립공원이 아니고 국립 보존지역이다. 공원이란 쾌적하고 아름다운 곳이어야 하는데 이 곳은 해발 4300m 가 넘는 고산지대이고 활화산지대이다. 고산지대라 나무 한그루 없다. 아마도 그래서 공원이라고 하지 못한 것 같다. 우유니 사막 투어를 끝내고 칠레의 아따까마로 넘어가기 위해 많은 여행객들이 지나가는 곳이다. 변변한 나무 한그루 없고 황량하기 그지 없다. 화성에서의 우주인 표류기인 영화 '마션'의 촬영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아닌 다른 혹성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황량한 경치에 묘한 끌림이 있다. 창세기 이전 동물과 식물이 창조되기전의 지구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황량한 고산지대의 산장에서 하루를 잤다. 전 날 우유니의 소금호텔(말이 호텔이지 여인숙만도 못한 그곳을 누가 호텔이라 했을까 궁금하다.) 에서 물이 없어 샤워를 못했는데 이 곳의 물사정은 좀 나아보였다. 고산증이 있을 때 샤워하면 악화된다 했지만 굽굽해서 참을 수 없었다. 덜덜 떨면서 찬물로 샤워를 했다. 저녁식사 시간에 함께 나온 포도주도 몇 잔 마셨다. 내일이면 칠레 아따까마로 내려간다기에... 이제 고산지대가 끝난다기에...
삶이란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한걸음씩 걸어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언제 자신이 죽을 것인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에 모두 동의한다. 언제 죽는지 모른다는 것이 죽지 않고 영생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건만 마치 죽지 않을 사람 마냥 사람들은 살아간다. 결국 내게 얼마 만큼의 시간이 남아있는지 모르면서 유한의 인생을 마치 무한의 생을 살듯이 하루하루 살아간다.
볼리비아 남쪽 고산지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