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거니 Feb 18. 2021

어르신의 희망사항


암을 진단받은 어르신들이 10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단다. 짓궂게 그럼 10년 동안 뭐 하시려고요? 당황한다. 하고 싶은 것을 말을 못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서울대 종양내과 교수님이 최근 쓴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암에 걸린 어느 중년의 의사 선생님이 자신의 여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궁금했다. 한 달이면 가족과 보내고 일 년이면 여행을 떠나고 이 년이면 책을 하나 쓰고 오 년이면 다시 환자들을 진료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정해지는 인생이 잘 사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은 귀족이 되는 거다. 귀족이란 노동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귀족이 되었는데 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아니 됨만 못하다. 차라리 계속 노동을 하는 것이 자신의 정신건강에 좋다.


암을 선고받으면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르신이 된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야 한다. 체력이나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으니까...


흘려지는 인생이 아닌 흘러가는 인생을 살고 싶어 틈만 보이면 배낭 메고 집을 나섰는데 코로나 때문에 제 아무리 멀리 뛰어야 제주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기본은 인정하는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