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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Apr 05. 2016

수면의 달콤함

자면서 엔트로피를 배출하고 젊어진다.



나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차가 적을 때 고속도로 운전을 특히 좋아한다. 고속도로에 차가 적은 시간은 보통 사람들이 꿈나라에 가 있을 시간이다. 결국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다. 늦은 밤시간은 나 자신의 몸도 피곤하니 새벽시간이 내가 운전하기 좋아하는 시간이다. 새벽에 뜨는 해를 등지고 운전하다보면 세상이 천천히 훤해지고 눈에 익숙한 맥도날드 사인봉이 반갑게 나를 맞는다. 미국에서 대륙횡단 자동차여행 할 때의 추억이다. 젊을 때는 새벽 네시나 다섯시에 일어나 지방출장을 떠나거나 친구들과 새벽골프를 치기 위해 차를 달렸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새벽운전의 기회가 점점 뜸해지고 있다. 알람소리에 눈을 떠서 바로 운전대를 잡는 것이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알람소리에 오히려 짜증이 난다.

최근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예 알람을 맞추지 않는다. 그만큼 내 일정이 한가해진 것이다. 가능한 오전에 일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저절로 깰 때까지 잔다. 동창이 밝아져 눈이 부셔도 억지로 눈을 감고 최대한 더 잠을 청한다. 평균 8시간은 족히 자는 것 같다. 그리고 일어나면 몸과 마음이 최적이다.

나이들면 잠이 많이 줄고 특히 새벽잠이 없어진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건만 아직 잠이 줄지도 않았고 새벽에도 잘 자니 아직 내가 나이가 들지 않았거나 그 말이 틀린 것이다. 보통 자정을 넘겨야 잠을 청하는 나는 새벽에 깨지 않는다.

우리 몸도 하나의 에너지시스템이다. 먹고 마신 연료들이 몸 안에서 산화되면서 체온을 유지하고 힘을 내고 생각을 하고 남는 지꺼기를 화장실에서 배출한다. 이러한 에너지의 자연스런 변환과정 중에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엔트로피의 증가는 자연스런 노화의 과정이다. 이렇게 매일 몸에 쌓이는 엔트로피는 매일 배출해야 한다. 수면이 바로 엔트로피의 배출과정이다. 푹 자고나면 체중이 준다. 푹 자고나면 근육의 피로도 풀리고 특히 정신이 맑아진다. 푹 자면서 엔트로피를 배출하면 자기 전보다는 젊어진 것이다. 어제 아침만큼 젊어질 수는 없지만...
그래서 충분히 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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