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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Dec 31. 2021

무엇을 먹을까?

먹고 싶은 것만 먹기로 작정했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가끔 헷갈린다. 모든 행위가 먹자고 하는 짓인지, 존재하기 위해 먹는 것인지 혼돈스럽다.


먹는 것은 중요하다. TV의 '생로병사'와 '명의'란 프로그램을 보면 건강한 인생을 위해 중요한 것은 운동과 무엇을 먹는 가이다. 식이요법이란 그럴듯한 용어도 있지만 결국 무엇을 먹고 무엇을 피할 것인가다. 좋아하는 음식을 아주 만족스럽게 먹고 나면 행복하다. 행복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행복해지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될 때 곡기를 끊는다. 곡기를 끊는 것, 먹기를 중지하는 것은 죽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의지로 죽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먹을까 자주 고민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고 언제 먹을까이다. 배가 고파 약간 허기진다면 무엇을 먹어도 좋다. 무엇을 먹어도 행복하다. 아프리카 사바나를 헤매던 우리의 조상들은 먹을 것을 만나(?) 배불리 먹었다면 아주 행복했을 것이다. 먹을 것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변에 먹을 것이 너무 흔해졌다. 물론 TV 영상으로 자주 접하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는 아니지만...


아침은 냉장고에서 대충 챙겨 먹으면 그만이지만, 점심과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자주 고민한다. 누구와 함께 먹을 것인가? 그것도 고민일  있다. 먹는 시간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삐 한 시간이 젊을 때는 있었다. 먹는 행위 자체가 번거롭고 시간을 낭비하는  같아 알약 같은 것으로 먹는 것을 대체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있다. 정말 현대인들은 바쁘게 산다. 사회적 죽음인 은퇴를 앞둔 어르신인 나는 이즈음  바쁘다. 그래서 끼니때가 다가오면 무엇을 먹을까 고민스럽다.  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먹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내게 허여 된 인생이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음을 자주 느끼기에 이즈음 먹고 싶은 것만 먹기로 작정했다.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외국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았다. 한 2주 정도 현지 음식으로만 먹고 다니다 보면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난다. 아주 간절하게...


일식(생선회, 초밥, 모밀), 중식(짜장면, 탕수육, 간혹 짬뽕), 한식(냉면, 삼겹살, 불고기, 어쩌다 된장찌개), 분식(떡볶이, 라면, 김밥, 비빔국수) 딱 여기까지다. 더 이상 없다. 어디선가 읽었다. 나이 30 전에 즐겨 먹던 음식을 평생 즐겨 먹는다고. 30 넘어 접한 새로운 음식을 좋아하기는 어렵다고... (친구도 그런 것 같다.)


집 주변과 학교(직장) 주변에 혼자 음식을 먹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일식, 중식, 한식, 분식집을 찜해 두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간절하게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고 나면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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