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거니 Jan 13. 2016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담배와 작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자정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지금의 클럽에 해당하는 고고장이나 나이트클럽에서 11시가 넘어 문닫을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주던 노래가 생각난다.

이제 담배와 작별할 시간인 것같다. 페루 리마로의 10시간 이상의 두번의 연결 항공편을 타야하고 남미의 고산지대에서 일주일 정도를 버텨야 하고 그룹으로 다니면서 담배필 장소와 시간을 만들기 위해 궁색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2016년 1월2일 자정에 인천공항 라운지 흡연실에서 한대 남은 담배를 정말 우아하게 피웠다.


사실 담배는 좋은 친구이기도 하였는데 과연 이번에 절교가 가능했는지는 한참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슴이 저린 풍광을 앞에 두고 커피나 맥주와 함께 우아하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엄청난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치루어야 하는 대가도 만만치 않다.


담배의 중독성 때문에 열악한 흡연실에서의 경험은 생각만해도 몸서리 쳐진다. 가끔 내 몸에서 나는 담배진의 냄새를 내가 맡게될 때의 소스라침, 사랑하는 딸의 끝없는 잔소리.. 이런 대가를 치루면서 수십년간 우아한 담배피기를 계속해 왔는데, 이제는 담배필 장소를 찾는 어려움도 있지만 담배를 피는데 소모되는 체력과 에너지가 환갑이 다가 오면서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내 몸에서 담배진 냄새를 없애는 것도 우아한 환갑준비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남미배낭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