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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l 16. 2016

Bird's eye view

신의 경지에 이르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

납작한 세단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소위 SUV 라는 차를 운전하게 되면 높은 좌석위치로 인하여 보이는 시야가 달라진다. 상당히 멀리까지 보인다는 것뿐 아니라 다른 세단 승용차들을 내려 깔고 본다는 것이 운전을 즐겁고 편하게 한다.

이즈음 드론열풍이 대단하다. 당연하다. 우리는 드론을 통하여 모든 자연과 사물을 그 동안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우리가 보던 많은 사진이나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사진과 동영상을 쉽고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드론이 촬영한 많은 동영상들이 현존하는 시각컨텐츠들을 구석으로 몰아갈 것이다. 

이스탄불행 비행기에서도 창가 자리에 앉았다. 이제는 거의 말라버렸다는 아랄해와 바다냐 호수냐에 따라 연안국의 이해가 달라지는 카스피해를 11,000 m 상공에서 내려다 보았다. 밑에 구름이 없어 카스피해 위에 떠있는 배가 내 눈에 보인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밑에서만 보던 구름을 옆이나 위에서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다. 떨어지는 모든 것을 다 받아줄 것 같은 뭉게구름과 저 멀리 높게 솓아 올라있는 엄청 큰 눈사람 같은 구름들이 생전 처음보는 광경처럼 느껴진다. 

패러글라이딩, 열기구, 스카이다이빙, 심지어 번지점프에서 우리는 새의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광경을 본다. 이번 터키여행 중에 카파도키아에서의 열기구 탑승과 울루데니즈에서의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고려하고 있다. 놀이동산의 청룡열차와 물놀이공원의 하이슬라이딩도 타지 않는 내가 과연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일상의 모든 것들을 땅위를 걸어 다니는 인간의 눈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새의 눈이나 아니면 신의 눈으로 보는 것은 분명 엄청난 감동이다. 신의 경지에 이르고 싶은 것은 모든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다. 겉으로는 어찌 감히 하면서도 인간의 한계를 넘어 전지전능하거나 특히 영생을 누리는 신이 되고 싶다는...

카스피해를 건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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