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베트남 1
89년생 아들과 58년생 어르신 단둘이 베트남 가는 길이다. 9박 10일 일정으로 특별한 계획 없는 자유여행이다. 내가 괜찮은(Good enough) 아버지이거나 우석이가 착한 아들이거나 아니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 둘만의 여행은 마지막일지 모른다. 어르신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여행의 시작은 처음 비행기표를 살 때이다. 시작은 나 혼자만의 호찌민 왕복비행기표를 구매했다. 마지막 겨울방학(올해로 교수 정년을 마칠 테니)을 동남아 어딘가에서 혼자 지내고 싶었다. 매일 발마사지 받으면서... 따뜻하다 못해 더운 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싶었다. 바닷가 카페에서 석양을 보며 모히또 한잔을 하는 상상을 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 인구가 1억을 넘기며 가장 역동적인 발전을 하고 있고, 한국과도 인연(?)이 많고 사연도 많은 나라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이 양민학살한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한국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는 기사를 보고 선택한 것은 더욱 아니다. 모든 행위에 이유를 달며 살 나이가 이젠 아니다.
아들은 영혼을 갈아 넣으며 6년 다닌 회사를 미련 없이 때려치우고, 지난 5월부터 제주도에서 혼자 낚시하고 물질(프리다이빙)하며 살고 있다. 아마도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고 있겠지 싶다. 겨울이라 물질도 못하고 낚시도 추워서 별로라 지난 여름 물질하며, 낚시하며 찍은 영상으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ooruk )
"아들, 추워서 물질도 못하는데 나랑 베트남 안 갈래?"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둘 만의 여행은 아들이 제대하고 복학하기 전 9박 10일 베트남 종주여행이 마지막이었다.(다시 곰곰 생각하니 필리핀 수빅과 일본 오사카를 단 둘이 갔다.) 꼭 11년 전이다. 하노이로 입국하여 기차를 이용하여 호핑 하듯 관광하며 호찌민까지 가서 호찌민에서 출국하는 일정이었다. 이제는 성장하여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아버지 모시고(?) 효도여행할 나이도 아직 아니고 여행은 친구나 연인과 갈 나이다. 그래서 한 번 해 본 소리였다. 내 희망을 얘기한 것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게."
"웬일이래! 난 비행기표만 샀지 특별한 계획이 원래 없었으니까 너 베트남에서 물질한다면 짐 봐주고 밥이나 함께 먹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쫓아다닐게. 일정이랑 계획을 너 입맛대로 짤 수 있겠지?"
"알았어. 내가 일정 정하고 호텔 예약 다한다."
"그래준다면 나야 Thank you 지."
그렇게 둘 만의 여행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