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베트남 4
아주 우연이었다.
푸꾸옥 공항에서 그랩 택시를 타고 리조트 가는 중에...
"지난 달 말레이시아에서 만 3일 Hertz에서 렌터카 했는데, 20만 원 밖에 안 하더라고. 차는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Proton의 Persona란 차였는데 딱 칠팔 년 전 우리나라 액센트 같았어. 그런데 베트남은 국제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라 렌터카를 시도조차 못하네."
"다음 달에 나 사이판 가는데, 5박 하는 동안 180불 밖에 안 하던데. 거기는 Hertz가 제일 싸던데..."
"그래? Hertz가 비싼데... 사이판? 누구랑 가냐?"
"지인이랑."
"지인? 여자야?"
"응."
"어디서 만난 여잔데?"
"다이빙하면서 만나 그냥 아는 사람이야."
"그냥 아는 여자랑 둘이 사이판 가서 물질하면서 5박 한다고?"
"응."
"조오켔다. 아들 잘 살고 있네! 솔직히 너의 인생이 부럽다. 부러워 죽겠다! 할 수 있을 때 해야지.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어 죽을 때까지 후회한다니까. 근데 어떤 여자냐?"
"그냥 여자야. 알 필요 없어. 관심 꺼!!"
"궁금하잖아."
"궁금해도 참을 줄 알아야 혀."
"아빠 궁금한 거 못 참는 거 너 알잖아."
"그래도 참는 거 노력해 봐."
허걱.....
아버지는 아들의 친구에 관심이 있다.
아버지는 특히 아들의 여자 친구에 관심이 많다.
아버지와 아들의 여자 친구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그렇지만 아들의 여자친구가 며느리가 될 확률은 있다.
그 확률이 아주 작아 무시할 수 있을지라도 아버지는 궁금하고 설렐 수밖에 없다.
단체 행사 마지막의 경품추첨하는 순간처럼 설렌다.
아버지는 아들의 여자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