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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n 28. 2023

재미있는 친구, 재미없는 동기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지금 현재 당신과 가까운 친구가 누구누구인가요? 함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세요. 가장 먼저 돈 좀 빌려달라고 할 수 있는 친구, 오늘 불금인데 불러서 한 잔 하고 싶은 친구, 혹시 이번 겨울에 배낭여행 같이 갈 맘 없냐고 물어보고 싶은 친구 등등… 한 세 명은 있겠지요? 만약 그런 친구가 세 명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제껏 당신은 잘못 사신 겁니다. 아마도 당신이 너무 이기적이라 친구다운 친구가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내 모습을 가끔은 객관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거울에 비추어 내가 보는 내 모습보다 남들이 보고 생각하는 내 모습을요. 그런 말 있습니다. 친한 친구 세 명을 평균한 것이 내 모습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동물인 호모 사피엔스는 끼리끼리 어울리니까요!


골프장 가는 길에 친구를 픽업했습니다. 친구가 트렁크에 골프백을 싣고 앞자리 조수석에 앉는데 그날따라 노인네 냄새가 확 나더라고요. 출발하고 나서 5분도 참지 못하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너 아침에 샤워 안 했지?”

“왜? 어제 저녁에 헬스하고 샤워했는데…”

“냄새나! 노인네 냄새…”

“그래?”

“밤에 자면서 누구나 엄청 땀 흘리거든. 그래서 아침에 샤워하면서 머리 감아야 혀!”

몇 주일 뒤 다시 친구를 픽업했는데, 향수냄새가 나더라고요! 이번에는 아무 말 안 했어요. 혹시 친구가 멋쩍어할까 봐…ㅎㅎ


점점 움직이는 반경이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자동차의 년간 주행거리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멀리 가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습니다. 야간에 운전하는 것도 가능한 한 피하고 싶고요. 한 시간 전철을 타는 것도 하기 싫습니다. 이렇게 노인이 되는가 봅니다.


살고 있는 돈암동에서 강남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모임은 보통 강남에서 하는데 대학동기 모임처럼 한 20명 모이는 경우, 언제 도착하여 어느 자리를 잡느냐가 중요합니다. 재미있는 동기들이 모인 자리에 앉고 싶으니까요. 보통 밥만 먹고 2차로 맥주 한잔하고 헤어지거든요. 밥 먹으며 대화를 같은 테이블에 앉은 동기들끼리만 하게 되거든요. 20명이 다섯 테이블을 차지해도 결국은 넷이 모여 밥 먹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면 내 테이블에 재미있는 동기가 앉았으면 좋겠어요. 살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는데 재미없는 동기들과 재미없는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는 싫으니까요.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단순한 재미뿐 아니라 주변을 자극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주변을 항상 자극하는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남들보다 오래 살거나 더 행복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죽는 순간 모든 사람이 후회한다고 합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남들보다 후회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르신이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사치라고 합니다. 의미나 목적은 부족하나 많은 자원(돈, 시간 또는 체력)이 필요한 것을 사치라고 합니다. 벤츠나 포르셰를 몰고 다니는 것, 명품백을 들거나 명품시계를 차고 있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사치 말고 아무나 쉽게 가지 못하는 곳을 가서 보고 싶고, 아무나 쉽게 떠나지 못할 때 일상을 떠날 수 있는 사치를 하고 싶습니다.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사치스러운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노인이 되도록 65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그 경험의 결과가 지금의 자신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이라면, 남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남들이 아직 하지 않고 있는 고민을 먼저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읽고, 쉬지 않고 돌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려 55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갖고 있는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교수님은 자신의 구독자를 말할 때, '재미님들'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재미를 쫓아 당신의 이야기를 구독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야 어디서나 환영받는 어르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으로서의 저의 미래가 어찌 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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