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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Aug 03. 2023

발마사지 예찬


난 마사지를 참 좋아한다. 특히 발마사지를...


내가 마사지 다운 마사지를 처음 경험한 것은 25년 전쯤이었다.


가족 배낭여행으로 인도를 2주 여행하고 방콕에서 2박을 스탑오버했다. 인도여행은 사실 고생스러웠다. 열악한 교통인프라와 위생상태도 엉망인 인도를 아내와 어린 딸 아들과 가족배낭여행을 하는 것은 지금 생각하면 사실 엄청 무모한 것이었다. 아들 우석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끝나가는 겨울이었던 것 같다. 태국 방콕의 특급호텔에서 2박을 하며 인도에서의 고행을 씻어내고 있었다.


시푸드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길가에 마사지 샵들이 줄지어 많았고, 마사지하는 아줌마 아가씨들이 길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두색인지 하늘색인지 아니면 그 둘이 혼합된 색의 유니폼을 입은 마사지사들이 길에서 일종의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결국 넷이서 난생처음 발마사지를 받았다. 그 당시 태국의 발마사지는 나무로 만든 도구를 이용하여 발바닥과 발톱 바로 아래 혈점(?)을 지그시 눌렀다가 이완하는 방법이었다. 약간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이 계속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고통이 지나간 후에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옆에서 이 악물고 고통을 참던 어린 아들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난다. 모두에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짜릿한 경험이었다.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마사지를 간판에 내건 샵이 무척 많이 보인다. 나라에 상관없이...


내가 특히 발마사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 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지방패드위축증 및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 이 모두 노화에 따른 혈액순환장애로 발병하는 것들이다. 발에 문제가 특히 많은 이유는 발이 심장에서 가장 멀기 때문이다. 13년 전부터 혈압을 낮추는 약을 먹고 있다. 그리고 몸이 점점 노화되면서 혈관도 노화되어 탄력성이 줄어든다. 결국 심장에서 가장 먼 발을 마사지하면 혈류가 개선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발마사지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염증이 줄어들고 기분이 좋아진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그 전날 바투르 화산 트레킹을 했기에 바디마사지를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마사지 가게에 갔다. 손님이 제법 많아 남자 마사지사에게 받겠냐고 묻는다. 남자가 아무래도 악력이 좋으니 마사지효과는 더 좋을 것 같아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남자 마사지사가 게이였다. 그리고 그는 나도 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느 호텔에 묵고 있냐고 자꾸 묻는다. 그러더니 내 몸을 이상하게 만졌다. 성추행을 당했다. 그 이후로 절대 남자에게 마사지 안 받는다.


마사지가 끝나면 애매모호한 상황이 된다. 팁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얼마가 적정한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한 시간 동안 열심히 내 발을 주물러줬는데, 마사지사 얼굴의 미소가 보고 싶은데, 팁을 얼마를 주어야 하는지 가늠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애매모호함으로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인지 호찌민 푸미홍의 작은 마사지샵은 아예 한글로 팁포함이란 가격을 써붙이고 있다. 그렇지만 차마 그냥 나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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