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FLOW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창의적 공학설계'란 공과대학 1학년 과목을 가르치게 되면서 창의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년 이상 이 과목을 가르친 것 같다. 창의성 자체가 너무 다양해서 창의성을 가르친다는 것은 좀 무모한 짓이다. 더욱이 12년 동안 학교 다니면서 정답이 있는 문제만을 열심히 푼 신입생들에게 답이 많은(없는 경우도 많다) 문제를 푸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이제는 더 안 해도 된다)
창의성이란 새롭고 유익한 그 무엇을 생각해 내는 것이다. 공학설계뿐 아니라 인생을 설계한다면 창의성이 필요하다. 즐겁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심리학 교수들이 이즈음 창의성을 연구한다. 이 책을 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도 그들 중의 하나다.
플로우(flow)는 사람들이 다른 일에는 아무 관심이 없을 정도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있는 상태를 말한다. 다른 말로 하면 이런 경험 자체가 너무나 즐겁기 때문에 이 상태를 지속하기 위하여 어지간한 고생도 감내하면서 그 행위를 하게 되는 상태이다. p.30
플로우를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면 '몰입'이나 ‘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번역을 한 최인수교수님이 굳이 플로우와 몰입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보면 중립적 단어인 몰입이나 부정적 단어인 중독말고 플로우에 좀 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몰입을 영어사전에서 찾으면 'immersion'이라고 나온다. '플로우'를 chatGPT에게 물으면 '특정활동에 몰입하여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라고 알려준다. 인간은 행복(즐거움과 만족감)을 추구하는데 행복은 유효기간이 있다. 지속시간이 얼마 안 된다. 우리가 계속 플로우를 경험할 수 있다면 계속 행복할 수 있다.
주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전문직(자기가 좋아서 선택한 직업)들이 플로우를 경험한다. 예술가들 뿐 아니라 훌륭한 외과의사는 수술을 하면서 플로우를 경험한다. 스포츠선수들도 플로우를 경험한다. 주말골퍼가 라베(Life Best)를 기록한 날 플로우를 경험한다. 어떤 날은 동호회에서 배드민턴 게임을 하는 중에 플로우를 경험하기도 한다. 예술활동, 스포츠를 비롯한 레저활동,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플로우를 경험한다. 그렇게들 여행 가고 싶어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일상적 노동을 하면서 플로우에 빠져들기는 어렵다.
어느 배우의 강연에서 '인생은 영화와 같다'라고 했다.( https://brunch.co.kr/@jkyoon/271 )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은 블럭버스터 영화 같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블럭버스터 영화는 'Dynamic Funny'하다. 액션과 배경이 너무 화려해서 몰입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몰입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지루한 영화도 많지만...
내 인생도 영화와 같다면 그 영화의 주인공은 나다. 난 아직도 내 영화의 장르를 결정하지 못했다. 주인공의 모든 대사와 움직임은 시나리오(대본)에 쓰여있다. 그 대본을 내가 쓰고 있는가? 아니면 남이 쓴 대본대로 내가 살고 있는가?
내 영화의 대본이 완성 중이다. 어르신이 되었으니 마지막 결말 부분을 쓰고 있다. 마지막을 어떻게 끝낼까? 희극으로? 비극으로?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지루한 삼류영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