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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Sep 17. 2023

마스다 미리

우연한 기회에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를 알게 되었다.


1969년 오사카 출신의 여성으로 만화가이자 에세이스트라고 한다. 일본에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한국에서도 여성들이 좋아하는 작가라고 한다. 마스다 미리가 사랑받는 이유는 청춘을 조금 지난 여자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따뜻한 문체로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스다 미리는 삼사십 대 미혼여성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단다. 자신의 이야기를 읽고 보는 것 같아서... 일상의 아주 소소한 단편적인 생각과 느낌을 아주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이런 제목에 감동하여 도서관에 가서 마스다 미리의 책을 전부 빌려왔다. 결혼하지 않고, 자식 없이 늙어가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는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실제의 모습은 거의 드러내지 않고 산단다. '미리'라는 것도 필명이라고 한다.


평생 샤넬 옷 한 번 입을 일 없는 인생을 가고 있구나~

우선, 샤넬에 가려면 샤넬에 가기 위한 옷을 산 뒤에 가지 않고서야

영화 '코코 샤넬'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서 생각한 것.


40대가 된 마스다가 백화점 매장에서 옷을 입어 본다. 판매사원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점잖아 보인다고도 한다. 본인은 칙칙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곧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이런 감정의 변화를 포착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솔직하게 묘사한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나이 들어가면서 드는 생각과 감정을 담백하게 묘사하고 싶다. 그러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싶다. 곧 건강수명이 끝나가는 나 같은 육칠십 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내 마음의 미세한 변화를 읽고 쓰고 싶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 보자.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삼사십 대 미혼여성들이 엄청 늘어나고 있다. 책을 돈 내고 사서 보는 독자의 상당수는 이삼십 대의 미혼 여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스다 미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쓰기에... 그렇지만 육칠십 대 어르신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더구나 남자 어르신은 절대 이런 에세이나 소설을 읽지 않는다. 눈이 침침해서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도 곤란한 어르신들이 태반이다. 노인빈곤율이라는 통계치도 있는 것을 보면... 경제적으로 곤란한 어르신은 책을 돈 내고 살 여유도, 읽을 마음의 여유도 없다. 그러니 아무리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놓은들 읽지 않는다. 그래서 써봐야 꽝이다. 출판은 꿈도 못 꾼다. 돈이 안되니...ㅎㅎ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그 남자, 아빠라는 남자'는 마스다 미리의 책 제목이다. 이 제목이 가장 내 눈길을 끌었다. 여자에게 가장 어려운 남자는 아빠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내 딸과 함께 쓴 글(2015년 가을)을 보아도 나는 느낄 수 있다. 8년 전 가을에 딸과 함께 여행하며 쓴 글을 다시 읽으며 눈물이 난다. 안구건조증에 도움이 되려나?


"내가 결혼을 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넘어야만 하는 산(?)이라고 생각되는 아빠에게 물었다. 내가 결혼한다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https://brunch.co.kr/@tourist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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