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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Oct 02. 2023

보기 좋은 예쁜 얼굴

일본 나고야 인근 기후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는 에나시 인근 골프장이다. 이번 추석을 여기서 지낼 참이다. 골프장 숙소에서 한가위 보름달을 봤다. 에나시는 1970년대에 인구 6만이었다는데 지금은 5만이 안된다. 일본도 지방의 인구감소가 문제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야기한 문제다. 그러나 해결방안이 없는 문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에나시의 쇼핑몰과 돈키호테(일본의 할인점)를 돌아보았는데, 일본에서 돈키호테가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나는 큰 다이소 같다고 생각했다. 쇼핑몰 주변과 골목길 주변의 깨끗함이 역시 놀랄만하다. 담배꽁초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의 친절함도 변함이 없다.


저녁 시간 숙소에서 TV를 켰다. 스마트 TV인지 케이블 TV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방송도 나온다. 한국의 야당대표의 구속여부에 집중된 뉴스가 보기 싫어 일본의 배구 중계방송을 보았다. 일본과 브라질의 여자배구가 생(?) 중계 중이다. 원래 브라질이 여자배구 참 잘한다. 큰 키와 유연한 움직임이 세계 최강인 줄 알고 있다. 특히 화면에 자주 보이는 Gavi란 선수는 예전에도 본 듯하다. 몇 년 만에 본 듯하지만 자그마한(워낙 큰 선수들에 둘러 쌓여 있어 그렇지 그녀의 키는 180cm) 그녀의 스파이킹의 위력이 아직도 대단하다.


익숙함은 친근함으로 변한다.


나는 어느 나라를 응원할까?


나도 모르게 일본을 응원하고 있다. 원래 이해 관계없는 보통사람은 약자를 응원한다. 약자라고 평가된 팀이 강자를 이기면 스토리가 된다. 그런 스토리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내가 일본을 응원하는 것도 본능적으로 스토리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선수 중에 단발머리를 한 한 선수에 눈길이 간다. 카메라에도 자주 비치지만 화면에서 그녀를 찾게 된다. 일본 선수 중에 키도 제일 큰 것 같지만 체형의 비례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경기에 열심인 표정이 볼수록 좋아진다. 주공격수인지 카메라가 자주 그녀를 비춘다. 그녀의 등에 'Koga'라고 쓰여있다. 위키피디아에서 Koga란 일본 배구선수를 검색했다. 27살이고 지금 일본 대표팀 주장이다. 구마모토 출신이고 작년 말 일본 배구선수와 결혼했다. 표정이 자주 웃고 밝다. 결정적인 순간 스타플레이어 다운 역할을 한다. 키도 무려(?) 180cm이다. 가끔 일본인 특유의 표정을 짓는 것이 보이지만 당연한 것 아닌가?


빈 곳을 정말 잘 찔러 넣는다. 그리고 백 어택이 일품이다. 내가 보기 좋은 것이 일반적인가? 카메라에 확실히 자주 잡히는 것은 실력도 좋고 얼굴도 예쁘기 때문에 팬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 같은 한국 어르신도 팬이 될 정도로... 보기 좋은 것이 예쁜 것 아닐까? 그리고 보기 좋은 것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아닐까? 보기 좋은 선수가 카메라에 많이 잡힌다. 예쁜 선수를 카메라맨과 PD가 자주 노출시킨다. 물론 실력은 기본이고.


쌍꺼풀 없는 눈이 보기 좋다. 카메라가 벤치를 비출 때도 주로 그녀만을 비춘다. 주장이라 비추는 것이라기보다는 팬들이 그녀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 말고도 많은 일본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그녀를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저 눈이 쌍꺼풀이 있다면 더 예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보톡스 시술로 아무리 얼굴을 땅겨도 자연스럽지 않다면 눈에 거슬린다. 아름다운 것은 좌우 대칭이어야 하고 비례가 맞아야 한다. 비례가 조금이라도 어색하거나 좌우 대칭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아름다움과는 멀어진다.


자연스러운 것이 진정 아름답다. 그리고 젊음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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