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데 필요한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
35박36일의 남미 배낭여행을 떠나면서 13kg의 배낭과 1.5kg 정도의 메신저백을 메고 집을 나섰다. 배낭의 무게가 자신의 업보라고 누가 그랬다. 배낭의 무게가 나의 포기할 줄 모르는 욕심인지도 모른다. 나의 업보를 줄이려고 내심 많은 것을 포기했다.
여행 떠난지 2주가 지나 고산지대일정이 모두 끝나 짐을 전부 새로 쌌다. 공기를 불어넣는 목베개를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겠다. 어디선가 한번 불어서 사용했는데 오히려 불편하였다. 어디엔가 구겨 넣은 것 같은데 못 찾겠다. 없어도 그만인 것에 연연할 것 없다. 아무리 내 것일지라도...
배낭 무게는 오히려 좀 더 가벼워 진 것 같다. 아니면 그 동안 배낭과 친해져서 배낭의 구석구석을 잘 채워 넣어 전체부피가 줄어든 것 같다. 치약, 혈압약과 로션 정도가 준 것은 확실하다. 나의 업보가 줄어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살면서 필요한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 내 짐을 한번 다 뒤집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아직도 내 짐속에는 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 사용되지 않은채 한국으로 돌아갈 많은 것들이 있음을 안다. 이제는 물건을 사지 말자. 그리고 집안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는 물건들을 집에서 끄집어 내자. 소유의 욕망에서 벗어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