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과 무릎 사이가 벌어지는 내반슬(오자다리)은 영유아기에 많이 나타나지만 나이 들어 퇴행성으로도 생긴다.
나이 들면 애가 된다더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걷는 모습이 뉴스 화면에 등장하면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잔뜩 벌어진 무릎과 무릎 사이와 어색한 걸음걸이다. 아주 전형적인 오다리 걸음걸이다. 1953년 생이니 지금 71살이다. 퇴행성관절염에 의한 것이다. 공수부대 출신이었어도 노화는 어쩔 수 없다.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 힘이 대패한 후 중진 간담회가 열렸다. 뉴스에 참석하는 다선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1960년 생 국회의원의 걸음걸이가 완전 오다리다. 나도 설마 저렇게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젊었을 때 아주 예뻤을 할머니를 안다. 칠순을 넘겼으리라 예상하는데, 아직 걸음걸이는 자연스럽지만 무릎과 무릎 사이가 충분히 넓다. 겨울에는 앵클부츠를 신고, 아직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복 받은 할머니다.
오다리는 노화에 의한 무릎관절의 변형에 따른 것이다. 노화는 막을 수 없다. 어쩌면 노화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사기'일지 모른다.
무릎관절의 변형이 생겨 오다리가 되면 무릎 안쪽 연골에 더 많은(거의 모든) 하중이 걸린다. 관절의 부하를 줄이기 위해 심지어 체중을 감량하라는데, 무릎 관절 좌우 연골에 전체적으로 고르게 하중이 분포하지 않고, 안쪽 연골에만 하중이 집중되면 그 부분이 가속노화하게 된다. 연골의 수명이 다하면 결국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방도가 없다. 많은 정형외과 병원에서 오다리를 교정할 것을 권한다. 교정의 방법은 정도에 따라 운동, 장치(깔창 포함) 및 기구 등이 있지만, 종아리 뼈를 쐐기형으로 잘라 벌려 교정하는 수술(근위경골절골술)도 있다.
노화로 인한 오다리가 무릎연골을 빨리 노화시키니, 오다리를 빨리 교정하여 연골의 수명을 늘리라는 것이다.
뭔가 좀 이상하다.
노화가 노화를 가속하니, 노화 초기에 수술을 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재활까지 포함하여 3개월 이상 걸리는 수술이고, 나중에는 뼈에 박은 금속판과 나사도 빼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는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