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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사고 中

아직도 갈급하니이다.

by 재거니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

"컵에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다."

같은 상황을 대하는 전혀 반대의 성향(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을 드러내는 예로 자주 언급되는 문장이다.


남은 생에 대한 태도도 어르신마다 이렇게 다를 수 있다.


남은 생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건강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하다. 혼자서 외출하지 못하게 되고, 침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먹지(씹어 삼키지) 못하게 되면서 죽음을 맞는다. 건강수명의 정의는 혼자서 외출할 수 있을 때까지다.


건강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자신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알까? 그렇지만 신이 그 많은 중생들의 인생에 관심이 있기는 할까? 그래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인생이 합리적으로 굴러가지도 않는다.


한국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0에서 82세고, 평균 건강수명은 72에서 74세라고 한다. 곧 67세가 되는 어르신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건강수명이 최소한 7년이나 남았다.”

“건강수명이 5년도 채 안 남았다.”


모든 자기 계발서들은 부정적 사고를 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 사고를 하라고 한다. 매사에 긍정적 사고를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적용될까?




건강수명이 5년도 안 남았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무엇으로 남은 건강수명을 채우시렵니까?


여행하지 못하게 되고, 방랑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혼자서 외출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부지런히 여행을 떠나고, 열심히 방랑하고, 끊임없이 외출해야 하지 않나요? 결국은 집 안에 갇히고 말 테니까요. 그렇게 여행을 다녔는데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 넘쳐납니다. 그렇게 방랑을 했는데도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황도 많습니다. 그렇게 외출을 했는데도 아직도 갈급함이 있습니다.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편 42편 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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