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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Sep 30. 2016

에너지와 엔트로피

노화는 엔트로피 증가현상이다.


열역학 1법칙은 에너지보존법칙이다. 에너지는 변환될 뿐 새로 생성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보존된다. 모든 자연현상과 과정은 에너지변환의 산물일 뿐이다. 열(Heat)이나 일(Work)이나 모두 에너지이다. 열을 일로 변환시키는 것을 열기관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엔진이나 발전소의 가스터빈이 대표적인 열기관이다. 일은 결국 전부 열로 변화되어 소산된다. 그러나 열은 전부 일로 변환되지 않는다. 열기관의 효율만큼 변환된다. 이러한 손실이 생기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엔트로피의 개념이 필요하다.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하는 열역학 2법칙은 1법칙처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에너지는 보이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그러나 엔트로피는 보이지도 않고 상상도 어렵다. 에너지의 변환이나 에너지를 주고 받는 전달 과정 중에 엔트로피도 항상 따라 다닌다. 에너지는 보존되나 전체 엔트로피는 보존되지 않고 증가한다.

효율이 100%인 열기관을 만들수 없다.
모든 에너지 변환과 전달 과정은 전체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아무런 일 없이 열을 옮길 수 없다.
에너지라고 다 같은 에너지가 아니다. 에너지 중에 열에너지가 가장 저급이고, 전기가 가장 고급 에너지이다.


위의 설명들이 모두 열역학 2법칙을 설명한 것이다.

중고차를 많은 사람들이 사고 판다. 사는 것은 쉽다. 사고 싶은 차종을 정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시장가격을 알고 눈 앞의 자동차가 시장가격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고 만다. 그러나 파는 것은 힘들다. 보통 시장가격이 자신이 생각하는 차의 가치보다 낮기 때문이다. 차를 소유하고 있는 동안 설령 차를 타지 않아도 시간과 함께 자동차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얼마나 애지중지했는지만 기억나기 십상이다. 차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잘 보이지 않듯이...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다. 모든 물건과 모든 행위와 심지어 모든 슬픔과 상실감도 돈으로 환산된다. 개인과 개인이나 국가와 개인간의 모든 피해와 슬픔이 결국은 보상금이나 위로금이란 명목으로 돈으로 합의된다. 물론 세월호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과 분노와 같이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 감정들도 결국은 돈으로 환산될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니까...


동네 할머니들끼리 노인정에서 고스톱 치다 마음 상한 할머니가 사이다에 농약을 탔다고 한다. 노름판에서 딴 돈 만원과 잃은 돈 만원은 경제적으로는 같은 값이지만 감정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어느 경제학자가 계산을 했다. 만원을 주웠을 때의 행복과 만원을 흘렸을 때의 상실감을 비교해 보니 상실감은 행복감의 최소한 두배내지 세배라는 것이다.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주식을 한다는 것은 사회가 공인한 도박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투기가 아닌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며 공인된 도박을 한다. 이익을 보면 투자를 했으니 당연한 것이고 손해를 보면 상실감에 기분이 우울해진다. 자신의 한심함을 인정하기 어려워 팔지 못하고 장기투자로 전환하여 마냥 기다린다. 오를 때까지... 그리고는 더 많이 잃는다.   

내기를 할 때 에너지의 보존법칙 처럼 돈은 보존된다. 딴 돈과 잃은 돈은 같아야 한다. 그러나 노름판에서 딴돈과 잃은 돈이 잘 일치하지 않는다. 항상 딴 돈보다 잃은 돈이 많다. 딴 사람은 얼마 못 딴 것 같고 잃은 사람은 많이 잃은 것 같은 기분이다. 결국 행복한 기분과 상실한 기분은 보존되지 않는다. 항상 상실감이 더 크다.

항상 전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모든 에너지의 변환과 전달이 이루어지듯이 행복감은 순간이고 상실감은 두세배나 지속되어 감정이나 기분을 합하면 좋지 않은 방향이 대세를 이룬다.

시간과 함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 신체적인 노화이고 각종 퇴행성 질환이다. 꾸준히 운동하고 과식하지 않고 금주나 금연하며 노화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모두들 노력한다. 자신이 매일 노화되는 것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경쟁이 일상화 되어 있다. 인간의 본성인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이만큼 발전하는데에 인간의 본성인 경쟁심이 가장 크게 기여했지만 경쟁은 정신과 감정의 노화를 빠르게 한다. 시기심과 질투심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환갑을 준비하는 이 나이에는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고 엔트로피의 증가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시간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노화를 피할 수 없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감정의 엔트로피 증가를 막는 것이다. 감정과 생각의 노화를 늦춰야 한다. 신체적 노화를 늦추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잠을 자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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