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나코 & 비쿠냐

과나코를 길들여 가축이 된 것이 라마다.

by 재거니

칠레의 푸에르토나탈레스에서 아르헨티나의 엘칼라파테로 버스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2층 버스의 제일 앞자리에 앉아 파타고니아의 경치에 심취하여 ‘Comfort show time’을 즐기는 중이었다.


반대 차선의 노견에 하얀 승용차가 정차되어 있다. 멀리서 봐도 승용차의 앞부분이 정상이 아니다. 차 밖에 나와 있는 남자도 한 명 보인다. 가까이 가니 승용차의 오른쪽 부분이 심하게 손상되었다. 무슨 일일까? 승용차를 지나치니 노견에 대자로 뻗어 있는 큰 과나코가 보인다.


과나코와 승용차의 대낮의 충돌!!!


파타고니아의 모든 도로의 양쪽에 낮고 가벼운(?)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다. Estansia(대농장 내지 목장)의 경계이기도 하지만, 양과 같은 가축을 위한 울타리다. 울타리 밖으로 나와 도로변에 있는 양을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과나코는 울타리를 넘나 든다. 과나코는 가축이 아닌 야생이다. 흔히 보이는 낮은 울타리는 롱다리 과나코의 이동을 막지 못한다.


과나코와 비슷한 야생동물 중에 비쿠냐가 있다. 페루나 볼리비아의 고산지대에 야생으로 서식하는데 내 눈에는 거의 과나코와 비슷해 보였다. 크기에 있어 과나코가 훨씬 크다고 한다. 과나코를 인간이 길들여 온순한 가축으로 만든 종이 라마고, 비쿠냐를 길든인 것이 알파카라고 한다. 모두 낙타과의 동물이다. 평원에 돌아다니는 것은 거의 100% 과나코고, 3,500미터 이상의 안데스 고원을 돌아다니는 것은 비쿠냐라고 한다.


토레스델파이네 부근에서는 과나코를 쉽게 보지 못했는데, 리오가예고스에서 푸에르토산훌리안 가는 길에서는 과나코 무리들이 자주 보인다. 거의 100km/h로 달리던 버스가 급격히 속도를 줄이면 도로 옆에 과나코 무리들이 보인다. 3번 국도변에서 과나코가 너무 흔하게 보여 토레스델파이네 투어 중에 ’어쩌다 마주친‘ 과나코를 보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던 것이 머쓱해졌다.


“비쿠냐는 고산의 귀족, 과나코는 평원의 방랑자.”


p.s. 파타고니아에 가축은 많다. 양이 제일 많고, 소나 말도 자주 보인다. 아주 가끔 날지 못하는 새 '레아' 몇 마리가 보이지만, 눈에 자주 띄는 야생동물은 거의 과나코뿐이다. 퓨마도 있다는데 양과 같은 가축을 잡아먹는 퓨마를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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