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때로는 지치고 힘든 그 순간

삶도 여행과 같다.

by 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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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면 마냥 즐겁고 신나는 일만 있을 것 같다. 떠나는 것에 대한 기대와 상상은 여행 가기 전날 밤, 우리에게 주는 설렘과 불면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행은 혼자 할 때 마냥 자유롭지만 가끔 원인 모를 외로움과 그리움들을 툭 던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같이 할 때는 함께 이기에 더 즐거워지지만, 별거 아닌 사소한 다툼으로 더 큰 아픔을 안기기도 한다.


사진 찍은 때는 여행 한지 4일쯤 되었을 때다. 기억하는 이유는 사진을 찍은 순간, 내가 지치고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즐거운 여행인데 걷는 것조차 귀찮고 힘들었다. 돈도 없으면서 이 힘든 여행과 배낭을 선택해서 이러고 있나 하던 때, 한국과 다른 물에 탈도 나고 마침 그냥 그런 날이었다. 그래서일까 왠지 모를 무력감과 그리움이 나를 감싸 안았을 때, 그렇게 성을 올라가는 길에 저 아이를 보았다.


부모로 보이는 분들은 한 70미터, 80미터 떨어진 곳에서 서 있었고 아이는 혼자 세상 힘든 표정으로 "내가 여기서 뭐하지? 힘들어. 가기 싫어." 하는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나 같았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까. 떨어져 아이 사진 찍는 나를 보며 부모가 웃었다. 다가가 아이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업어달라고 했는데 안 된다고 했더니 주저앉아서 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업어주지 그랬냐고 묻자 부모 중에 엄마가 답했다."자꾸 업어달라고 해서 늘 몇 번 업어줬는데, 좋을 땐 혼자 뛰어다니고 놀면서 조금 힘들거나 귀찮으면 하기 싫어하고 어리광을 부려서 안돼요. 좋고 즐거운 것만 하려고 하고 조금 힘들어도 업히려 하고 주저앉으면 조금 있다가 학교에서나 부모가 없는 시간에는 어떻게 될까요?"라고 했다.


우리 부모님은 어떠셨을까? 나도 저렇게 어딘가 여행하다가 업어달라고 때 쓴 적이 있었다.

등산이 나이를 조금 먹고 자연을 즐기고 운동도 하는 즐거운 일이 되었지만 그 즐거움을 모르는 나이에는 곤욕이었다. 그래서 걷기 싫어하면 아버지는 나를 둘러업고 목마를 태워서 산을 올랐다.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잘 업어 주지 않으셨다. 혼자 잘 걸을 수 있어야 된다고 말이다. 그래도 걷다가 힘들다고 투정하면 물을 건네 주시곤 했다. 그러시고는 힘들어 보이면 조금 앉아 쉬었다 가자며 다리도 주물러 주시며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 주셨다. 같은 마음이셨을까. 조금 나이를 먹다 보니 늦게 알아서 아쉬운 것들이 참 많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왜 업어 주시지 않는지 미웠던 것만 같다. 그냥 그렇게 그때 그 마음을 배웠다. 업어 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한 걸음 내가 나아가기를 바랐던 마음을 말이다.


이제 물어볼 수도 없게 된 아빠.


그래서 아이 부모님들에게 멋있다고 아이가 나중에 고마워할 꺼라며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 나처럼 말이다.

그렇게 그날 다시 걸었다. 힘차게. 그리고 내 삶에 나를 사랑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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