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땐, 마음만 먹으면 쉽게 바다를 보러 갈 수 있다.
넓은 바다를 바다 보며 마음을 달래고, 다시 한번 날 돌아보는 시간을 갖으며 한숨도 크게 쉴 수 있다.
지금 난 바다가 너무나 보고 싶다. 그렇게 쉽게 닿을 수 있는 바다가 이곳에선 머나먼 여행의 시작으로만 가능하다는 현실이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을 떠난 지 어느덧 7개월. 처음 목표를 잃지 않고 너무 열심히 달렸더니 사실 조금 힘들다.
술 한잔 하면서 속 시원하게 아무 얘기나 좋으니 한국말을 하고 싶은 이 심정은 정말 외롭다는
말이 적절한 것 같다.
외롭다고 생각하면 더 외롭고 힘들다 생각하면 더 하기 싫어지는 게 삶이고 공부이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힘을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러기 위해선
적절한 휴식과 쉬어도 된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무언가에 쫓기기에 두려움이 여유를 지배한다. 나 또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잠시 공부를 내려놓지 못했다.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이곳 콜롬비아는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는 곳에서 바다를 보려면 적어도 10시간은 쉬지 않고 달려야 바다에 도착한다. 다행히 나는 한국에서 콜롬비아에 올 때 마일리지를 적절하게 모아 공짜로 바다에 다녀올 수 있었다.
콜롬비아의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더더욱 나에게 다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이다. 카르타헤나 근처에는 산 안드레스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 제주도와 같은 휴양지다. 매년 바캉스 기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고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고 유명한 곳이다.
출렁이는 파도의 잔잔한 물소리가 나의 마음을 치유해준다.
대학교 2학년 어느 한 과목이 갑자기 생각난다.
호모 루덴스 : 여가와 놀이는 인간의 본질이다. 쉽게 말하면 여가생활은 자유라는 본질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놀이를 통해 긴장을 완하 하여 다른 무언을 할 수 있도록 힘이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바다를 느끼고 음미하는 것이야 나에겐 지친 육체적 피로와 심적 고통을 풀어주는 하나의 열쇠다.
이 세상 모두가 바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계속해서 앞만 보고 달린다. 그리고 멈추지 않고 달리길 원한다. 모든 서적에선 멈추지 않고 달리라고만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가 멈추지 않고 달리려면 잠시 쉴 줄도 아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각자의 방식에 맞게 고비와 위기를 이겨낼 능력을 먼저 찾아본 후 그냥 실천하면 된다.
갈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해보자.
이번 주 주말에는 어떻게 쉴 것인가 고민하자. 색다른 휴식과 진정한 여가를 찾아 우리를 위로해 다시 트랙에 올라 경쟁해도 충분히 늦지 않다. 나도 이제 다시 달릴 것이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호모 루덴스가 되어 그냥 놀아보자!!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