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편
독서 좋아하시나요?
책을 '읽는' 게 부담스러우시다면, '듣는' 건 어떠세요?
사실 책 추천은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 하는데요,
우선은 제가 감히 책을 추천할만한 깜냥이 안된다고 생각해서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상대방을 모르고 하는 추천은 의미 없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읽는 이의 성향, 관심사, 현재 마음상태 등에 따라서 누군가한테는 정말 최고였던 무언가가 또 다른 누군가한테는 그저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밀리의 서재] 애용자로서 좋은 책을 몇 권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리스트를 올립니다.
1.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저
KBS <다큐멘터리 3일> VJ로 시작해 현재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직접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얻은 교훈을 나눈 책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에서도 이렇게나 많은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책.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무엇보다 책을 듣는 내내 참 따뜻했다.
그리고 그런 값진 경험과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저자가 부러워,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다큐멘터리의 VJ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던 책이었다.
2. <어른 공부> 양순자 저
30년간 사형수들을 상담하며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저자의 인생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어른일까?'
'나는 본보기가 될만한 좋은 어른일까?'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선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생각해 보게 되는 책.
사형수를 미화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
종교적인 내용이 많아 불편했다
는 리뷰가 간혹 있어 책을 담기 전에 살짝 고민했으나 결론적으로 나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특히 작가의 연륜까지 잘 녹여낸 듯한 성우분의 목소리 덕분에 몰입도가 정말 좋았다.
3.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저
"괜찮은 어른이 아니라서,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쓴 글"
이라는 소개글과는 달리, '봉태규'라는 사람이 정말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느낄 수 있는 책.
저자도 봉태규, 오디오북 성우도 봉태규
봉태규만이 쓸 수 있는 그의 이야기를, 그의 약간은 거친듯한 목소리로 듣는 동안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감정은 덜어내고 대신 그 자리에 진심을 담아낸 그의 목소리 덕분에 이 책이 몇 배로 더 좋았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아껴읽고 싶었던 책.
책을 반 이상 읽었을 때부터는 책이 곧 끝난다는 사실에 많이 아쉬웠던 책.
4.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조혜원 저
서른을 훌쩍 넘겨 서울 생활을 접고, 아무 연고도 없는 외딴 산골에 첫발을 디딘 용감한 여자의 이야기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책으로 나온다면 이런 느낌일까.
저자가 산골 생활을 하며 풀을 뜯고 밭을 매고 열매를 따서, 그 재료들로 요리도 하고 김치도 담그고 차도 만드는 그런 잔잔한 이야기. 그런데 그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참 따뜻하다.
사투리 억양을 그대로 담은 성우분의 목소리가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들을수록 책과 너무 찰떡궁합이라 더 좋았다.
한국은 더위가 한풀 꺾였다는 소식이 들려오네요.
날이 선선해진 9월에는, 출퇴근하면서, 운동하면서, 집안일하면서 가볍게 오디오북 한 권 어떠세요?
표지 사진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