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Lee Nov 27. 2023

'사과대추', 이름은 들어봤니?

귀하디 귀하신 몸


대추와 감의 계절이 돌아왔다.


신맛이 나는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수박과 참외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 '귤과 딸기의 계절'이 오기 전 짧게 다녀가는 이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특히 사과대추는 재작년 아무 기대 없이 처음으로 맛을 보고는 그 달콤아삭함에 퐁당 빠진 아이다.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해 '황제대추'라고도 불린다는 이 '사과대추'는 너무나 아쉽게도 10월 초에서 11월 초까지 딱 한 달만 만날 수 있는 귀하디 귀하신 몸.


올해도 만나볼 수 있을까 싶어 9월부터 마트에 갈 때마다 찾아봤는데 10월이 다 가도록 아무 소식이 없길래 올해는 못 먹고 지나가나 보다 아쉬워하던 차였다.


그런데 지난주, 마트에서 이 반가운 아이를 발견!


야, 누나가 너 엄청 기다렸어!


사야지 사야지 당장 사야지!


'중국 겨울 대추'라고 명함을 단 채 1파운드(약 450그램)에 4.99불에 팔리고 있다.


가격이 비싼지 어떤지는 생각도 않고 제일 예쁜 놈으로 두 봉지 집어 들었다. 몇 주 지나면 금세 사라질 것 같아 사실 더 사고 싶었지만, 얼마나 오래 보관할 수 있는지 몰라 더 이상 욕심 내지 않기로 했다.


무게가 꽤 나갔는지 대추값으로만 15불 지불.



잘 씻어 물기 닦아낸 대추를 락앤락통에 키친타월 하나 깔고 잘 담아 두니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냉장고에 넣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몇 개씩 꺼내 먹어야지.


상처 난 곳 조금 있고 색깔이 얼룩덜룩 조금 안 예쁘면 어때? 올해도 이 멀리까지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



얼마 전 코스트코에서 사 온 감과 함께 접시에 담아놓고, 커피 한 잔과 함께 다과타임을 가지니 풍성한 가을 느낌 제대로 난다.


내년 가을에 또 누나 보러 와줘.

긴 시간 아니어도 좋으니 이렇게 1년에 한 번씩만 다녀갔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에 산불이 난 날, 카톡이 하나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