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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모래조각 축제' 다녀왔어요!

모래로 빚은 예술

by JLee


캐나다 모래조각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Parksville Beach Festival)


매년 여름 열리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모래조각 경연대회'로, 물과 모래만으로 만들어 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가로운 주말, 샌드위치와 커피, 간식으로 먹을 빼빼로까지 야무지게 챙겨 팍스빌로 떠났습니다. 빅토리아에서 출발하면, 던컨, 슈메이너스, 나나이모를 거쳐 약 2시간가량 걸리는 거리예요.



공원 바로 앞에 무료 주차장이 있는데 몇 바퀴를 돌아도 빈자리가 나지 않아 결국 맞은편 쇼핑몰에 차를 대고 걸어갔습니다. 길만 하나 건너면 되는 거리여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초록, 거기에 공원을 가득 메운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더해지니 마음이 몽글몽글 여유로 채워지더라고요.



이 예쁜 모습들을 눈과 귀로 담으며 저희는 모래조각 전시장으로 직진했습니다.


입장료는 인당 $5씩을 기부금 형식으로 받고 있어요. 현금을 안 가져왔다고요? 걱정 마세요. 카드도 다 됩니다. ㅎㅎ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토큰을 하나씩 주는데, 전시물을 다 돌아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할 수 있어요. 심사위원이 하는 정식 경연은 끝났지만, 번외로 인기도를 측정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작품들 한번 구경해 보실래요?


올해의 테마: "Circus by the Sea"


몇 가지 작품을 놓고 고민한 끝에 저는 결국, '근육맨'에 한 표를 던졌습니다.


울끈불끈 근육에 반해 뽑은 게 아니고요 ㅎㅎ 제 마음을 움직인 건 바로 이 작품 설명 때문이었는데요.


진정한 강인함은 이런 단단한 근육 같은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힘과 용기에서 나온다.



왼쪽팔에 새겨져 있는 'Vulnerability'라는 단어가 보이시나요? 이 단어는 '약점' 혹은 '상처받거나 공격받기 쉬운 상태'를 뜻합니다. 힘을 있는 대로 준 듯한 얼굴 표정과 터질 듯이 두꺼운 근육과는 완전 상반되는 이미지의 단어죠.


저는 바로 그 역설적인 표현에 끌렸습니다.

자세히 보면 가슴팍에 작은 별 모양의 구멍도 하나 있죠? 뒤로 돌아가니 그 구멍을 통해 앞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요, 앞모습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크고 작은 별들이 가득 덮여 있는 뒷모습 역시, 숨겨진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아 더 마음을 뺏겼달까요?


가볍게 작품만 보고 투표해도 되는 자리에서 혼자 너무 심각했던 게 아닌가 싶었지만, 명색이 ‘브런치 작가‘인데 작품에 담긴 메시지까지 읽는 지성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여러분의 1픽은 어떤 작품인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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