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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Aug 19. 2022

회계사는 무슨 일을 하나요?

회계감사 편


회계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시나요? 아마 여기저기서 들어본 말은 있어도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도 제가 회계사가 돼서 직접 일을 하기 전까지는 잘 몰랐거든요.


회계사의 진로는 다양합니다. 제가 모든 걸 경험해본 건 물론 아닙니다만, 제가 아는 선에서 몇 가지에 대해 하나씩 얘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회계감사>에 대한 얘기를 해 보려고 해요.


그전에 어떤 회사가 회계감사 대상이 되는지부터 간단하게 설명해 볼게요.




자, 오늘부로 여러분은 사장님이 되셨습니다. 여러분이 그간 모은 돈과 퇴직금 일부를 투자해 치킨집을 차렸다고 가정해봅시다.

가게 이름은 “브런치 프라이드 치킨 (BFC)"이에요.




1. 나는 사장이다


소중한 내 돈 6천만 원을 들여서 작은 가게를 하나 냈어요. 본인 자본으로 가게를 냈으니, 가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 있는 사람은 본인뿐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재무제표는 만들어야 합니다. 재무제표란 쉽게 말해, 치킨을 몇 마리 팔아서 얼마를 벌었고, 재료비, 관리비, 인건비 등으로 얼마를 지출했고, 따라서 총순수익이 얼마가 났는지를 작성하는 거지요.


자산 (현금, 재고 등)이 얼마 있고, 부채 (어음, 대출 등)가 얼마 있는지 이런 것도 작성해야 합니다.


이때 재무제표는 순전히 세금을 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순수익을 알아야 세금을 계산할 수 있거든요.




2. 나도 끼워 줘


장사가 잘 되니 1년쯤 지나, 이모, 삼촌한테 연락이 왔어요. 본인도 투자하고 싶다고요.


이모와 삼촌한테 각각 3천만 원씩을 투자받고, 은행에서도 6천만 원을 대출받아 BFC 2호점과 3호점을 냈어요. 이제 BFC의 재무제표에 관심 있는 사람은 국세청 외에도 이모, 삼촌, 그리고 은행까지 늘어났습니다.


특히 은행은 BFC가 대출이자를 잘 갚고 있는지,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되는지를 계속 지켜보려고 할 거예요. 그런데 BFC 사장이 작성한 재무제표는 믿을 수가 없는 거죠. 대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실제보다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부풀려서 매출을 기록하거나, 자산을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기록했을 수도 있거든요.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회계감사입니다.

짜잔-


정확하게는 회계 감사 (Assurance)도 Review와 Audit으로 레벨이 구분되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소개하려는 제 글의 목적에 따라 이를 자세하게 구별 짓지 않았습니다.




3. BFC 상장되다


BFC는 그 뒤로도 장사가 계속 잘 됐어요.


특히 프리미엄 "브런치킨"이 다음 메인에 한 번 광고가 되더니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엄청 늘었어요. 소위 대박이 난 거죠. 매일 같이 시켜먹고 리뷰까지 꼬박꼬박 달아주는 단골 고객도 늘었고요.


결국 BFC는 주식회사로 거듭납니다.


이렇게 상장이 되면 이제 이모, 삼촌, 은행 등을 넘어서 우리 회사에 지분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BFC의 재무제표를 보고 싶어 할 거예요. 주식투자에 있어 제일 기본으로 봐야 하는 자료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지분이 없어도 BFC가 얼마나 튼튼한 회사인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그 회사 직원이나 거래처 등입니다.


이렇게 보는 눈이 많으니 상장된 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는 당연히 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다시 돌아와서, 회계사는 무슨 일을 하냐면요.


크게는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왜곡 없이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일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매출이나 지출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 카드 내역이나 은행 거래 내역을 살펴볼 수도 있고, 영수증을 조사하기도 합니다.


은행 잔고나 대출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자료를 확인해 보기도 하고요, 재고 실사를 나가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서 재고 조사라는 게 모든 걸 100% 확인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12월 31일에 치킨 100마리, 기름 5통, 포장용기 950개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해서, 회계사가 그걸 하나하나 다 세어 본다는 뜻은 아니에요. 특히 포장용기 950개를 다 세어볼 순 없으니까요. 다만 대략 한 박스에 100개씩 들어있다고 하면 뜯지 않은 박스 9개와 뜯어서 반쯤 쓴 박스 1개가 있어야겠지요.


또한 튀김기가 3개가 있다고 했는데, 직접 매장에 가 보니 1개는 고장 나서 쓰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거나 하는 것들을 조사하는 겁니다.


그 외에도 관련부서 직원과 질의응답을 한다던지, 프로세스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고요.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등은 직접 계산해서 기록 내용과 비교해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확인 과정을 거친 후 도장을 땅땅 찍으면 감사의 과정이 끝나게 됩니다.



회계사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써봤는데,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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