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설날 단상
발톱이 닮았네,
엄지는 아니고 여기 가운데 세 개가.
엄마가 거꾸로 누워있는 내 발을 만지작 거리더니 한참을 들여다봤다. 꼼꼼히 발톱도 깎아줬다. 낳은 지 서른 해 된 큰 딸의 발.
그걸 이제 알았대? 싶다가도
세 살 때야 내 발을 들여다보는 게 엄마의 일이었겠지만
서른 살, 맨발을 들여다 보기엔 긴 시간 서로가 참 바빴다.
뭐가 그렇게 바빴을까.
“어머야, 진짜 닮았네 내 발톱이랑.”
못 본새 나도 내 발톱도 엄마처럼 자라 있었다.
지난 추석에는 아빠 얘기를 듣다 울었고
이번 설에는 엄마의 빨간 얼굴을 보다 울었다.
지난 추석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무궁화호에서는
이소라의 track3를 빌려 대전에서 천안만큼 울었다.
창가에 고개를 콕 박고 있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아줌마가 휴지도 말도 건네지 않아 줘서 고마웠다.
이번 설에는 서울 가는 고속버스 옆자리에 앉은 동생이
한참 훌쩍거린다. 얘는 왜 우는 걸까. 음악도 없이.
지난 메모장을 다시 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