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보며 ’나‘를 발견한다. 어머니의 눈동자 속에 반영된 자신의 모습, 그것이 바로 자신의 자아이다. 어머니의 모든 말투, 행동, 사랑이 모여 자신을 이루고, 스스로 그것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어머니는 자신의 거울이자 자신의 세상이며, 동시에 자신의 자존심이다.
또한 어머니는 자신의 첫 스승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멘토이다. 자식을 키우면서 어머니는 무수한 희생을 하였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못한 채, 항상 자식에게 긍정의 힘을 심어주었다. 그 모든 것이 어머니의 실체이자 자신의 자존심인 것이다. 미물들은 새끼를 낳으면 눈 뜨고 젖 뗄 때까지만 보호한다. 이후에는 저들 깜냥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어떠한가. 어머니가 달리 하느님의 모상(模像)이 아니다. 내 삶의 시원인 어머니가 아니라면, 자신의 존재가치가 미미해지는 이유이다.
어머니의 초라한 모습은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머니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도리는, 효도가 아니라 자아에게 베푸는 이치이다. 어머니가 기뻐하고 행복하면 자신이 그러하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 따라서 효도라는 개념은 사실 없다. 누구나 어머니에게 소홀해질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은 자신을 홀대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가치, 자신의 존재, 자신의 자아를 소홀히 다루는 것이 된다.
어머니는 자신의 자아이자 자존심이다. 그것은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자신의 사랑과 존경에서 나오는 것이다. 항상 감사하며, 어머니의 사랑과 지혜를 통해 자신을 더 잘 들여다보고, 자신의 존재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머니로부터 자아를 발견하고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받아온 자신이, 어머니를 소홀히 대하거나 어머니를 초라하게 한다면, 그것은 곧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자해행위이다. 어머니에게 소홀히 하는 일은, 결국 자신을 소홀하게 취급한다는 뜻이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운다. 어머니를 향한 존중과 사랑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사랑과 존중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누구에게 현실적인 가르침을 받은 일이 없어도,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자아가 형성되고, 자존감이 성장하며, 정체성과 가치관이 뚜렷해진다. 이는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행동과 마음이 우리 내면에서 묵시적인 스승으로 자리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은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자아를 멀리하거나, 자아를 버리거나, 자아를 외롭게 할 일이 아니다.
어머니가 자신의 자아이자 자존심이라면, 여러 형제가 있어도, ’나와 어머니‘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지, ’우리(형제)와 어머니‘와의 관계가 소중한 게 아니다. 우리 형제의 어머니가 아니라, 나의 어머니일 뿐이다. 따라서 어느 형제가 어머니에게 다소 소홀하더라도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나‘는 그저 자신의 자아인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