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모 문예지에서 편집장으로 할 때 일산에 사시던 선생님을 취재를 하였는데, 이를 인연으로 당시 내가 맡아 발간한 선생님 시집의 제목이 ‘아무 일 없는 하루’이다.
‘아무 일 없는 하루’, 이처럼 신간 편할 날이 있을까. 음미할수록 참으로 행복하고 평화로운 말이다.
전라도에서도 ‘신간 편하다’라는 말을 잘 쓴다.
만일 신간이 아닌 ‘심간 편하다’고 하면 어떤 의미가 될까. 심간(心肝)은 명사로, 1)심장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예, 그는 매일 과음을 하여 심간에 다 병이 생겼다.) 혹은 2)깊은 마음속(예, 사업하다 보면 심간 편할 날이 없다.)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심간 편하다’는 몸이 편하거나 마음이 편할 때 아울러 쓸 수 있다.
'심간'과 '편하다'는 별개의 낱말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전라도에서 표현하는 ‘신간 편하다’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신간(身幹)이 몸통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간 편하다는 몸 또는 마음이, 신간 편하다는 마음은 좀 불편해도 몸이 편하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